권영세 시장, 웅부공원서 제주역 맡아 안동부 신목 당제 지내
하회마을·용상동 공민왕당 등서도…안녕·화합·풍년 농사 기원

하회마을 동제
정월 대보름을 맞아 마을의 안녕과 화합을 기원하는‘동제’가 안동 곳곳에서 열린다.

동제는 마을의 안녕과 화합, 풍년 농사를 기원하는 제사로 대개 마을의 전설과 관련된 고목,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지낸다. 전통사회에서 동제는 마을공동체의 염원이 담겨있다.

안동은 산업화, 도시화로 세시풍습이 잊혀지고 있는 가운데 아직 그 전통을 이어오는 곳이다.

옛날부터 안동에는 안동부사나 군수가 부임하거나 퇴임할 때 안동 고을만이 가진 특이한 의전행사가 있다. 바로 안동의 신목에 당제를 지내는 일이었다.

안동부의 당제는 기록이 없어 시작연대는 알 수 없으나 1930년경에 조사 보고된 ‘한국의 지리 풍수’에 기록돼 있는 내용으로 보아 조선조 초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후 매년 정월 대보름 첫 시에 고을의 책임자가 지내온 전통풍습이다.

권영세 안동시장은 18일 자정에 웅부공원에 있는 신목에서 ‘안동부(安東府) 신목제사(神木祭祀)’를 올린다. 옛 군수 관사터에 위치한 당신목은 수령이 800여 년의 높이 15m, 직경 약2m의 느티나무로 신라 때 의상대사가 심은 나무라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제주(祭主)인 안동시장은 신목 제사를 위해 제사 3일 전부터 근신하며 몸가짐을 깨끗이 하고, 과일, 어육, 편(떡)류 등 제수를 정성껏 마련해 제사를 지낸다. 음복은 대보름 아침 안동시청 각 부서별로 제사에 올린 떡을 봉송해 전 직원이 나눠 먹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하회마을에서도 마을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하는 동제를 지낸다. 정월 대보름 아침 6시 30분 하회마을의 주산인 화산(花山) 중턱에 자리 잡고 있는 서낭당을 시작으로, 중당(中堂)인 국신당(國神堂)과 하당(下堂)인 삼신당(三神堂)을 돌며 동제를 올린다. 3곳을 돌며 동제를 지내는 것이 특이하다. 제사 후에는 삼신당, 양진당, 충효당을 차례로 돌며 지신밟기를 한다.

특히 안동에는 공민왕 관련 동제가 6곳에서 열린다. ‘홍건적의 난’으로 안동에 몽진한 공민왕을 추모하고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공민왕 관련 동제는 도산면 가송리 딸당, 용상동 공민왕당, 예안면 정자골 며느리당, 신남리 딸당에서 18일 자정에, 풍산읍 수리 국신당과 도산 내살미 왕모당에서는 19일 오전에 올려진다.

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에 제사를 올리는 ‘녹전 사신리 느티나무 당산제’와 ‘길안 송사리 소태나무 동제’, ‘임동면 대곡리 굴참나무 동제’ 등도사라져 가는 우리 고유의 민간신앙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오종명 기자
오종명 기자 ojm2171@kyongbuk.com

안동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