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복합건물에서 또 화재가 발생해 2명의 귀중한 인명을 잃다. 19일 오전 발생한 불로 두 명이 죽고 3명이 화상이나 골절상을 당했다. 또 대피 과정에서 73명이 연기를 흡입했으며 이 중 65명은 병원 치료를 받았다. 자칫 많은 인명피해를 낼 뻔한 아찔한 화재였다. 지난해 1월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47명이 죽고 112명이 부상을 당했고, 2017년에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29명이 죽고 36명이 부상을 입는 끔찍한 화재를 겪었다. 이처럼 해를 걸러가며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병원이나 복합건물에서 화재가 발생, 인명피해를 냈지만 안전 불감은 여전 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대구 화재 이틀 전인 17일 오후에도 충남 천안의 5층짜리 주상복합건물에 불이나 10여 명이 대피하고 5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죽은 사람은 없지만 아찔한 화재였다. 이처럼 복합건물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대구 사우나 건물 화재는 단순히 한 건물에서 난 사고로 치부해선 안 된다. 제천 화재 참사 이후 여러 차례 드러난 사우나, 체육시설 등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복합시설 화재에 대한 대책 마련을 다짐했지만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다.

사우나나 찜질방이 있는 복합시설은 탈의실과 휴게실, 탕비실, 수면실 등 여러 용도로 구분돼 있어서 내부구조가 매우 복잡해 화재가 발생하면 이용객들의 동선 확보가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화재로 연기가 차면 내부구조에 익숙한 사람이라도 피난 통로를 찾기 어려워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기 쉽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런데 아직도 스프링클러 설치가 되지 않은 곳이 많고, 피난 통로에 물건을 쌓아 놓는 곳이 적발되고 있다. 이번에 화재가 난 대구 사우나 시설의 경우도 불이 난 층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한다. 대구에서는 지난 18일 16주기를 맞은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에서부터 2016년 서문시장 화재 등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난 화재를 겪은 바 있다. 그런데도 아찔한 화재가 이어지고 있다.

화재 사각지대를 철저히 점검하고, 화재 발생 요인을 제거하는 데는 민·관이 따로 있을 수 없다. 소방당국은 복합상가 시설이나 요양시설, 재래시장 등 다중 복합시설에 대한 소방시스템을 철저하게 정비해야 한다. 스프링클러나 화재 경보 시스템 등 제연설비나 화재자동감지기를 갖추고, 제대로 작동되는지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사소한 방심과 불량 요인에 대한 무관심이 대형 화재의 원인이 된다. 한순간 화재로 인한 인명·재산 손실은 너무나 가혹하고 참담하다. 취약시설에 대한 사전 안전점검을 철저히 하는 등 선제 대응이 최선이다. 소방 당국 뿐 아니라 시민 스스로 주변을 세심하게 둘러보고, 화재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제천이나 밀양 화재 참사를 벌써 잊은 듯 해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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