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난 대구 대보사우나 건물 주변 각종 사고 위험 무방비 노출
"안전시설 뺀 외관 정비"…중구청 '수박 겉 핧기 식' 대응도 한 몫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권영진 대구시장이 19일 오후 대구 중구 포정동 주상복합 건물 화재 현장을 방문해 발화점으로 알려진 목욕탕 내부를 둘러 보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도심 속 노후 건물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

19일 대구시 중구 포정동 대보사우나에서 불이나 2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당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라고 입을 모았다. 그만큼 노후 건물에 대한 안전관리가 떨어진다는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불이 난 대보사우나는 지난 1977년 7월 건축물 허가가 났으며 1980년 7월 사용승인이 떨어졌다. 복합시설이며 철근콘크리트와 슬라브 구조로 지상 7층, 지하 2층 건물이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해당 건물은 1980년 무궁화백화점으로 출발했으며 3층 건물이었다. 아파트가 증축된 것은 1988년으로 기억되고 있다. 무궁화 백화점과 옆에 인근 시장 상인들이 상가건물로 이전, 건물 2동으로 여겨져 왔다. 무궁화 백화점은 대보백화점, 대보상가건물로 이름이 바뀐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상인들이 이전한 옆 건물 중앙상가에서 수십년 전 작은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오전 7시 11분께 불이 난 대구시 중구 포정동 한 사우나 건물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관계자 등 소방당국이 발화추정지점에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문제는 인근 주민들의 증언을 제외하고 객관적인 건물 대장과 설계 도면 등 기본 자료를 중구청에서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중구청은 지난 2014, 2015년 3월 각각 1층을 판매시설에서 2종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변경 한 내용이 전부다. 이전에 진행 됐던 증축과 용도변경 등에 대한 기록은 없는 상황이다.

이번 화재가 난 뒤 중구청은 설계도면조차 없어 건축사를 동행, 건물진단을 하고 있다.

화재가 난 건물 주변은 국밥집 등 어르신들이 이용하는 음식점이 많고 건물 내에도 어르신들이 주로 이용하는 성인텍 등이 들어서 있다.

화재 등 사고가 발생하면 거동이 쉽지 않은 어르신들이 집중적으로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임에도 이처럼 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지난해 중구청이 불이 난 건물 일대 외관을 정비하면서 정작 중요한 내부 안전시설 등은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인근 주민은 “내부에 들어가 보면 화재는 물론 각종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라며 “지난해 정비를 한다고 했지만 보이는 곳만 진행될 뿐 안전 관련은 전혀 없었다”고 꼬집었다.

한편 중구 북성로 일대 건축물은 70% 이상이 1970년대 이전에 지어진 목조·조적조의 박공지붕 건축물이며 건축물 669개 중 20년 이상인 노후건축물이 93.42%를 차지하고 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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