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학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장
국채보상운동, 세계인의 길을 밝히는 요원의 불길이 되다.

20세기 초, 반만 년을 이어온 한민족의 역사는 무력을 앞세운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35년간의 일제강점기로 얼룩지고 말았다. 빛과 정의가 사라져 가던 그때 조국의 독립을 염원한 애국지사들의 피 끓는 노력과 후대에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쓰러져간 수많은 아버지, 어머니들을 통해 결국 광복을 쟁취했다. 이제 우리는 과거의 먹먹하고 가슴 아픈 역사를 거울삼아 다시금 민족의 정기를 바로 세우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오랜 시간 우리 민족을 비하하기 위해 지우거나 왜곡해 놓은 우리의 근대사 자료를 다시 복원하고 미래

세대에게 올바르게 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일제에 저항한 대한민국 초기 독립운동 중 하나인 ‘국채보상운동’의 기록물이 수천 건이나 온전히 남아 전하고 있고, 이것이 201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돼 전 세계적으로 역사적 중요성과 특수성을 인정받은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대구시는 이러한 역사적 의미를 기념하기 위해 1907년 서상돈, 김광제 선생이 대구 서문시장 앞 북후정에서 국채보상운동 취지서를 처음 낭독했던 2월 21일부터 8일간을 대구 시민주간으로 정함으로써 전 국민에게 대구 지역의 나라 사랑 정신을 홍보하고 지역민에게 역사적 자긍심을 고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또한 올해 대구 시민 주간(2월 21~28일)을 맞아 국채보상운동의 애국정신을 세계만방에 널리 선양코자 대구시와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먼 옛날 사회적 약자였던 시민들이 앞장서 결의를 다지고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외채상환 역사의 신기원을 이뤘던 국채보상운동의 정신이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대구 시민의 혼으로 승화되리라 기대한다.

이 외에도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는 창립 이후 ‘서상돈 상 제정’, ‘천둥소리 회보 간행’, ‘국채보상운동 유적지 조사연구’,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번역 사업’, ‘기념물 조성 사업’ 등의 다양한 교육·홍보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국채보상운동을 주제로 한 동화책 ‘나라 빚 1300만 원, 제 마음도 보태어 주세요’, 소설 ‘새들의 저녁’, 도록 ‘책임을 다하다’등을 발간하고, 뮤지컬 ‘기적 소리’, 마당극 ‘앵무뎐’, 오페라 ‘불의 혼’ 등의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또 서울·부산·제주도·광주 등 전국을 대상으로 한 순회전시를 해 전 국민에게 국채보상운동의 역사적 중요성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전국에 산재해 있는 국채보상운동 자료를 발굴, 정리, 보존하고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사업도 매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시행하고 있다.

국채보상운동 정신의 전국화세계화를 위해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과 라키비움 건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북한지역 국채보상운동 자료 공동조사, 공동학술세미나 등 다양한 남북교류활동 또한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국채보상운동의 염원이 한국을 넘어 전 인류 대대손손 이어져갈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기억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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