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성대장균 식중독 위험

씻은 채소를 상온에 두고 보관할 경우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이 급증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음식 조리를 위해 채소가 필요할 땐, 먹기 직전에 채소를 씻거나 미리 씻어둘 경우에는 냉장 보관이 필수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6일 유해균 증식으로 인한 식중독 예방을 위해 가열하지 않고 섭취하는 채소류는 씻어서 바로 섭취하고, 바로 섭취하지 않을 경우에는 반드시 냉장 보관하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병원성대장균 식중독은 채소류 또는 이를 가공한 식품의 섭취를 통해 가장 많이 발생했다.

최근 5년간(2013∼2018년) 채소류 및 그 가공품에 의한 식중독 건수와 환자 수는 2013년 23건(1178명), 2014년 14건(1301명), 2015년 6건(259명), 2016년 6건(932명), 2017년 13건(1134명) 등으로 꾸준히 이어졌다.

식중독균 유전체 연구 사업단(단장 최상호 서울대 교수)은 부추ㆍ케일 등 채소류를 씻기 전후의 세균 분포(종류·양)를 확인하기 위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장비를 활용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부추·케일 등의 채소는 냉장온도에서 12시간을 보관했을 때 세척 여부와 상관없이 유해균 분포에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세척 이후 실온에서 12시간 보관한 경우 유해균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12시간 실온에서 보관된 씻은 부추는 식중독균인 병원성대장균 수가 평균 2.7배, 세척 후 실온에서 12시간이 지난 케일에서는 폐렴간균이 7배까지 치솟았다.

반면, 부추와 케일 모두 세척하지 않고 실온에 12시간 보관한 경우 식중독균이나 유해균의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는 채소류 표면에 원래 분포하고 있던 세균(상재균)이 세척과정에서 군집 간의 평형이 깨지면서 유해균에 대한 방어 능력이 감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재균은 정상적으로 식품의 표면 등에 존재하는 세균으로 외부에서 침입한 미생물에 대한 방어를 하며 감염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이어 “세척 후 실온에서 12시간 보관할 경우 미생물이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유해균 증식으로 인해 식중독 발생 우려도 커진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식약처는 채소를 세척 및 보관하는 방법으로 △실온보다 냉장 보관 △100ppm 염소 소독액(10배 희석 식초 가능)에 5분간 충분히 담군 후 3회 이상 세척 △세척 후 절단 △세척 후 반드시 냉장 보관하거나 바로 섭취 △실온 보관이 불가피 할 시 세척하지 않고 보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