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회원 음주

26일 오전 포항시 북구 망천리 바나나농장에서 영농교육을 받기 위해 방문한 영천시 귀농·귀촌 참가자들이 바나나 농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영천시귀농연합회가 음주 상태로 국내 선진지 견학을 떠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견학을 명목으로 사실상 ‘음주 관광’을 벌인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실효성 없는 선진지 견학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26일 영천시귀농연합회는 영천시의 지원을 받아 포항, 영덕 등 경북 동해안지역의 선진농가를 방문해 성공적인 농업시설의 운영·유지 등을 배우기 위해 1박 2일의 선진지 견학을 떠났다.

그러나 견학 첫날인 이날 오전,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위치한 첫 농가에 도착했을 때 견학에 참여한 연합회원 28명 중 일부는 이미 음주 상태였다.

영천시 관계자에 따르면 영천에서 포항으로 이동하는 관광버스 내에서 회원들이 직접 가져온 맥주 등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한 승용차 운전자와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은 상황에 술에 취한 5∼6명의 회원이 이 운전자를 둘러싸고 어깨에 손을 올리고 손가락으로 몸을 밀치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지역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선진지 견학 논란은 최근에도 불거진 바 있다.

지난 22일에는 ‘여성동반 견학’으로 물의를 빚은 상주원예농협 임원 9명 중 8명이 교체되기도 했다.

원예농협조합장과 임원 등 10여 명은 지난 2016년과 2017년 부산과 포항 일원으로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따른 신용사업에 대한 위기 극복 방안과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한 우수 농협 벤치마킹 및 임원 단합대회’라는 주제의 선진지 견학을 실시했다. 그러나 당시 조합장과 임원 9명이 2회에 걸친 선진지 견학을 떠나며 신원 미상의 여성 10여 명을 각각 동반해 다녀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파문을 일으켰다.

이렇듯 잇따른 선진지 견학 논란과 관련, ‘농업 발전’이라는 목적보다 ‘외유성’ 관광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포항시민 이 모(53)씨는 “농업 기술과 시설 운영 방법을 배우기 위해 마련된 선진지 견학이 오명으로 물들어 안타깝다. 귀농을 꿈꾸는 많은 지역민을 위해 더 명확한 계획과 규칙을 마련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천시 관계자는 “포항으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몇몇 인원이 맥주 1∼2캔을 마시는 모습은 확인했으나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주차 문제 또한 사소한 오해가 약간의 다툼으로 번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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