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OK사인’하며 "흥미로운 얘기 많이해"…트럼프 "잘나오게 찍어달라"
예정보다 10여분 길어져…숙소 돌아가는 김정은, 담배 든 모습 포착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가운데 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첫날인 27일(현지시간) 회담장인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원탁 식탁에 옆으로 나란히 앉아 친교만찬을 하고 있다. 이날 만찬에는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오른쪽 2번째)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맨 오른쪽)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북한 측에서는 김영철(왼쪽 2번째)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리용호(맨 왼쪽) 외무상이 배석했다. 두 정상 각각 옆에는 미측 통역을 맡은 이연향(오른쪽 3번째) 국무부 통역국장과 북측 통역자인 신혜영(왼쪽 3번째)이 자리했다. 연합
짧은 ‘1대1’ 첫만남을 가진 북미 정상은 한층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원형 식탁에 나란히 앉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 1대1 단독 회담을 마치고 오후 7시 9분께(현지시간 기준, 한국시간 오후 9시 9분)부터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1층 ‘라 베란다’에서 친교 만찬을 가졌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작은 원형 식탁에 나란히 앉았다. 머리를 맞대고 밀담을 나눌 수 있는 가까운 거리였다.

흰 식탁보가 씌워진 원탁에는 김 위원장 오른쪽으로 신혜영 통역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용호 외무상 등 북측 핵심 인사들이 자리했다.

트럼프 대통령 왼쪽으로는 이연향 통역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등 미측 인사들이 둘러앉았다.

북미 정상은 첫 만남에서의 긴장감을 한결 씻어낸 듯 현장의 취재진을 상대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농담을 주고받았다. 김 위원장은 옅은 미소를 띠고 양 볼은 붉게 상기된 표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에게 “모두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까?”하고 질문한 뒤 뉴욕타임스(NYT) 덕 밀스 사진기자를 가리키며 김 위원장에게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사진사 중 한 명이다. 우리가 잘 나오게 찍어 달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 위원장은 “이제 우리가 그전에 한 15분, 아 20분 만났는데, 30분 제한시간 동안에 오늘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라고 한 뒤 이내 “껄껄껄”하고 웃었다. 그는 ‘흥미로운’이라고 말하면서 손가락으로 ‘오케이’ 사인을 만들어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웃으면서 “여러분이 그 대화를 들을 수 있었다면 돈을 냈을 거다. 좋은 대화였다”고 맞장구를 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에게 단독회담과 확대회담이 이어질 28일이 아주 ‘바쁜 하루’가 될 것이라며 “어쩌면 아주 짧은 만찬이 될 수도 있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이 ‘멋진 상황’(wonderful situation)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며 상황이 ‘해결되길’(be resolved) 바란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통역을 통해 전해 들으며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만찬 공개 상황이 끝나자 취재진에게 “감사합니다”라고 가볍게 목례했다.

고풍스럽게 꾸며진 만찬장 배경에는 성조기 2개, 인공기 2개씩이 교차해 놓였고 초록색 접시와 식기, 손수건 등이 놓인 모습도 눈에 띄었다.

두 정상의 만찬은 오후 8시 48분께 끝나 1시간 40분 가량 이어졌다. 당초 예정했던 1시간 30분보다 10분가량 길어진 것이다.

이어 오후 8시 53분께 김정은 위원장의 차량이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 오후 9시께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이 숙소인 JW 메리어트 호텔에 각각 도착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방탄경호단’이 회담장 앞 도로에 10m 간격으로 서 물샐 틈 없는 경호를 펼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친근감을 과시하며 시작됐지만 이날 만찬은 사실상 28일 회담의 전초전 성격으로, 양 정상이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둘러싸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을 것으로 보인다.

숙소로 돌아가는 김정은 위원장은 차량 안에서 담배를 든 모습이 취재진에게 포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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