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소득 줄고 이자지출 늘어…가처분소득 2009년 이후 최악
저출산·고령화 문제와 맞물려 심각한 노인 빈곤 문제로 대두

은퇴를 앞둔 50대 가구주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어 저출산 고령화와 맞물려 심각한 노인 빈곤 문제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사회 곳곳에서 베이비 붐 세대들이 무더기 퇴직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50대의 경제 위축은 심각한 경제 문제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비 붐 세대들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견인해 온 한국사회의 중추적인 토대를 이루는 계층이어서 이들의 위축은 국가 경제를 암울하게 하고 있다.

이들은 부모를 모시고 사는 마지막 세대이면서 자녀들의 교육과 결혼을 남겨두고 있어 인생에 있어서 가장 많은 돈이 필요한 시기여서 경제적 어려움이 사회 전체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50대는 가장 많은 인구가 몰려있는 연령층이다. 1955∼19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도 일부 포함돼있다. 저출산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지난해 50대 인구 비중은 16.6%를 기록, 40대(16.4%)를 넘어섰다.

청년층에서 중장년층으로 옮겨간 고용 한파에 금리 상승으로 늘어난 이자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가계 살림살이가 쪼그라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저축을 할 수 있는 가처분소득은 명목소득에서 조세·연금·이자 비용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것으로 소비나 저축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소득이다. 가처분소득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가계의 실질적인 경제 여력이 줄었다는 뜻이다.

50대 가구주 가계의 가처분소득 감소에는 최근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계속된 고용 부진이 주된 영향을 미쳤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50대가 가구주인 가계의 명목 월평균 가처분소득(전국·2인 이상)은 412만원으로 1년 전보다 2.4%(10만2천원)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2분기(-2.9%) 이후 최대 낙폭이다.

반면 지난해 4분기 전체 가구 가처분소득은 1년 전보다 2.1% 늘었다. 2015년 2분기(3.1%) 이후 증가 폭이 가장 컸다.

50대 가구주 가계의 가처분소득은 지난해 상반기 3% 내외의 증가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3분기 제자리걸음(0.0%)에 이어 4분기에는 2013년 4분기(-0.5%) 이후 5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60세 이상 가구주와 40대 가구주 가계의 가처분소득은 각각 8.0%, 6.3% 늘었다. 39세 이하 가구주 가계는 사실상 제자리걸음(-0.1%) 했다.

50대 가구주 가계의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소폭(-0.1%) 줄면서 2013년 4분기(-0.7%) 이후 5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근로소득이 주춤하면서 전체 소득 증가 폭은 2017년 2분기(0.5%) 이후 가장 작은 1.3%에 그쳤다.

통계청 관계자는 “50대 가구주 가계 구성원의 취업인원수 감소율이 60세 이상 가구주 가계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고 말했다.

반면 50대 가구주 가계의 비소비지출은 125만8천원으로 1년 전보다 15.5%(16만8천원)나 늘었다.

이중 이자 비용은 4만1천원(48.2%)이나 늘면서 증가세를 견인했다. 경상조세도 7만2천원(42.2%) 늘었다. 전체 가구 평균 이자·경상조세 증가율은 24.1%, 29.4%로 50대 가구주 가계와 큰 차이를 보였다.

최근 수년간 가계부채가 급격히 팽창한 상황에서 지난해 금리까지 오르면서 50대 가구주의 이자 부담이 급격히 늘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기준 50대 가구주 가계의 평균 금융부채는 9천104만원으로 40대(9천979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금융대출 중 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 비중은 50대(15.4%)가 40대(13.9%)보다 더 높았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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