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승격 70주년 기념…애절한 연기·노래에 '떼창' 화답

광화문연가 공연 모습
아득한 과거 속에 잊힌 줄 알았던 풋풋했던 아련한 추억이 관객들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포항시 승격 70주년 기념 뮤지컬 ‘광화문 연가’가 공연된 2, 3일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은 감동의 바다였다.

누구나 젊은 시절 가슴 저미는 사랑과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더 애틋한 첫사랑에 대한 추억이 있게 마련이다. 지난 80년대 소용돌이치는 민주화 물결 속에서의 참혹함 속에서도 사랑은 곳곳에서 피어났다.

지금은 중년을 넘어선 세대들은 그 시절을 온몸으로 ‘사랑’과 ‘민주화’에 헌신했다.

뜨거운 열정으로 보낸 불면의 밤들이 청춘의 혹독한 신고식이었다. 순수하고 아름답기만 한 가슴들이었다.

그러나 쟁취해야만 한다는 사명감으로 순수한 열정은 나이테를 더하면서 퇴색돼 갔다. 이들은 사랑을 떠나보내 좌절하거나 삶의 무게에 허덕이며 가슴은 메말라갔다.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그때 그 시절로 추억여행을 선물하는 뮤지컬 ‘광화문 연가’ 가 포항을 찾아온 첫날,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는 ‘아름다웠던 푸른 시절’을 추억하기 위한 관객들로 가득했다.

저마다 한가득 기대를 한 아름씩 안고 온 관객들은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자신들의 추억을 하나씩 불러내며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갔다.

가슴 저미는 사랑이던, 민주화를 위한 열정이던, 한동안 삶의 무게에 잊고 살았던 자신에게 이처럼 ‘눈이 시리도록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다.

순수한 사랑과 조국에 대한 열정이 상실된 현재를 반성하고, 젊은 시절 ‘우리는 참으로 뜨거웠다’는 감동의 물결이 가슴을 적셨디.

‘눈 내린 광화문 네거리 이곳에 이렇게 다시 찾아와요,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및 정동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뮤지컬 배우들의 애절한 연기와 노래에 관객들은 어느새 눈가가 촉촉해지고 가슴은 뜨거워졌다.

2시간 동안 눈을 떼지 못하며 밀려오는 추억과 감동에 주체하지 못하던 관객들은 배우들과 ‘떼창’을 하며 잃어버린 ‘아름답고 위대했던 청춘’을 되찾았다.

뮤지컬이 막을 내린 후에도 감동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관객들은 사인회에 길게 줄을 서는 등 구름 인파를 연출했다.

뮤지컬이 끝난 후 집으로 가는 길에 피어오른 관객들의 행복 가득한 미소가 포항의 밤거리를 ‘붉은 노을’처럼 아름답게 물들였다.

격변의 1980~90년대를 배경으로 관객들에게 그 시절의 감성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추억 여행을 하게 만드는 뮤지컬 ‘광화문 연가’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 주마등처럼 스치는 기억들을 위트 있고 감동적으로 그려낸 드라마와 대한민국 팝 발라드 장르를 개척했던 고 이영훈 작곡가의 시대를 뛰어넘어 사랑받고 있는 명곡들이 어우러진 뮤지컬이다.


광화문연가 팬 사인회
광화문연가 공연 모습
광화문연가 공연 모습
광화문연가 공연 모습
광화문연가4
광화문연가 공연 모습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