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겨울 가뭄·따뜻한 본 날씨 탓에 수액 생산량 '뚝'
영농조합, QR코드 장비 등 추가 장착해 신뢰도 회복

포항시 북구 죽장면 가사리 죽장고로쇠영농조합 수액 정제공장에 지난 28일 최신 정제 설비가 설치됐다. 참석 내빈들이 테이프 컷팅을 하고 있다.
포항시 북구 죽장면 지역특산품인 고로쇠 수액이 올 겨울 가뭄 등으로 생산량이 급감하는 가운데, 품질 개선을 위해 최신 정제 설비를 도입,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3일 죽장고로쇠영농조합(회장 백용흠)에 따르면 매년 2~3월 약 두 달간 면봉산 등 죽장 일원 청정 고산지대 고로쇠나무에서 채취되는 고로쇠 수액은 높은 당도는 물론 건강에도 좋다고 알려져 농한기 농민 소득원으로 효자 노릇을 하는 소득 작물이다.

하지만 올해는 겨울 가뭄과 예년보다 빠른 따뜻한 봄 날씨로 수액 생산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손두호 조합 사무국장은 “고로쇠 물이 잘 나려면 겨울에 눈·비가 많이 오고, 기온도 밤에는 영하 7~8℃, 낮에는 10~12℃ 정도로 큰 일교차를 유지해야 한다”며 “하지만 올해는 눈·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고 봄이 일찍 와 날씨가 따뜻해 수액 생산이 예년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고 했다.

실제 대구기상지청에 따르면 올해 1~2월 포항 지역 강수량은 40.4㎜로 평년 77.3㎜에 비해 절반을 조금 넘기는 수준을 보였다.

또 3일 현재 포항 지역 기온 또한 최저 6.4℃~최고 15℃로 평년보다 무려 4℃ 가량 높은 따뜻한 날씨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조합 기준 18만7500ℓ 등 매년 20만ℓ가량 나던 고로쇠가 올해는 절반 수준인 10만ℓ 정도 생산에 그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비조합원들이 상표 등록이 된 조합의 고로쇠 용기를 비슷하게 따라 하고, 이들은 유통 기한 등도 종종 지키지 않아 매년 신선도·당도 등 신뢰성 문제까지 심심찮게 불거지고 있다.
포항 죽장 고로쇠영농조합 정제공장에 최근 설치된 최신 정제 설비.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조합 측은 시·도비 및 자부담 합계 2억 원을 들여 지난달 28일 죽장면 가사리 옛 가사분교에 자리한 고로쇠 수액 정제공장에 최신식 ‘수액 정제기’를 설치·준공했다.

이 설비에는 자외선 비가열 살균기와 마이크로 정제 필터가 장착돼 위생적인 처리가 가능하다.

또한 조만간 비 등 기후 영향으로 고르지 못한 고로쇠 물 당도를 일정하게 만드는 ‘당도 조정기’와 생산자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QR코드 ’장비, 고로쇠 용기를 깨끗하게 세척하는 ‘세병기’도 추가로 장작돼 품질 신뢰도를 높일 예정이다.

한편 올해로 17회째를 맞이하는 죽장 고로쇠 축제는 오는 16일 죽장면 소재 서포중·경북간호고등학교 운동장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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