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지발간추진위, 외재 정태진 '신기10영' 번역

마성 10경 중 외어리에 위치한 봉명산과 상리 주흘산 전경.
문경시 마성면지발간추진위원회(위원장 김억주)는 마성면지를 편집하면서 1950년대 마성면 모곡리에 거주한 외재(畏齋) 정태진(丁泰鎭) 선생이 읊은 ‘차 이운경 신기10영(次李雲卿新基十詠)’을 발굴하고 번역했다고 4일 밝혔다.

마성면 신현리 고모성(姑母城), 오천리 취적대(吹笛臺), 외어리 봉명산(鳳鳴山), 남호리 옥녀봉(玉女峰), 문경읍 상리 주흘산(主屹山), 마원리 쌍천(雙川), 마원3리 조천(潮泉), 마원3리 금대(琴臺), 마성면 모곡리 성주봉(聖主峰), 상내리 백화산(白華山) 등 열 곳을 7언절구(七言絶句) 한시로 읊은 것이다.

외재(畏齋) 정태진(丁泰鎭) 선생이 이운경 선생의 신기10영(新基十詠)에 차운한 것이어서 이운경 선생의 작품을 찾으면 온전한 짝을 이루게 된다.

신기 ‘새터’는 이운경 선생이 살던 현재 문경읍 마원리로, 마원리는 1914년 행정구역 개편 이전 신남면, 신동면이었고, 신북천과 조령천이 만나 마성면을 관통하는 소야천을 이루는 곳이다.

또 신기 10영을 읊은 이운경 선생은 마원2리에서 문경 최후의 선비로 살다가 2000년에 돌아가신 남강(南岡) 이원영(李源泳) 선생의 아버지, 양전(良田) 이상호 (1883~1963) 선생이다.

외재 선생은 1940년대 말부터 10년 이상 마성면 모곡리에 거주하다 돌아가셨으며, 1919년 4월 우리나라 유림들의 3.1운동인 ‘파리장서’에 서명한 137인 중 1인으로 학식이 뛰어나고, 기개가 있었으며, 외세에 굴하지 않은 꼿꼿한 선비였다.

외재와 양전은 젊은 시절 영주와 안동에 살면서 한 스승 밑에서 동문수학했으며, 일제강점기 때 외재는 마성면 모곡리로, 양전은 문경읍 마원2리로 이주해 가까이에서 만년을 보냈다.

그래서 두 선비는 수시로 왕래하면서 시를 짓고,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우리나라 현대화 직전까지 전통선비들의 생활 모습을 이 지역에 이어 보였다.

특히 외재 선생은 마성의 또 다른 선비인 남호리 화산 번와 김용규 선생, 외어리 늘목 주사 이병주 선생의 만사(挽詞)도 남겨 이 지역 선비들의 모습을 글로 남겼다.

김억주 마성면지발간위원장은 “3.1절에 우리나라 유림들의 3.1운동인 ‘파리장서’에 서명한 137인 중 한 분인 외재 정태진 선생께서 마성에 사시면서 마성의 10곳을 시로 남긴 것은 그 의미가 더욱 높다”며 “이 10경을 토대로 마성면종합개발계획을 세우는데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황진호 기자
황진호 기자 hjh@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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