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규모 1조원 육박 '거대 농협'…유통·판매 등 조합장 역할 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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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구지역 내 격전지로 성서농협이 주목받고 있다. 현 조합장을 비롯해 전 농협 전무·이사, 전직 시의원까지 조합장 자리에 도전하면서 지역 내 가장 높은 경쟁률 6대 1을 기록했다.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지는 성서농협은 어떤 곳일까.

죽전동·본리동·강창역·신당·용산·신용산·신본리 등 7개 지점을 둔 성서농협은 자산 규모만 1조 원에 육박한다.

지난달 8일 공고한 제50기 결산 재무상태표에 따르면 유동자산과 금융업예치금, 금융업대출채권, 비·기타유동자산을 포함한 자산 총계는 9545억683만 원이다.

임원진은 조합장을 비롯해 상임이사 1명, 이사 9명, 감사 2명, 대의원 59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농협을 대표하는 조합장의 연봉은 대의원으로 구성된 총회에서 결정되는데, 복리후생비 포함해 1억8000만 원 정도로 알려졌다.

고액 연봉과 함께 조합장이 가지는 권한도 만만치 않다. 공식적인 농협법인 대표로 대내·외적인 업무를 모두 보기 때문에 업무 전반에 대한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지역 금융기관으로서 신용사업뿐만 아니라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의 제조·가공·유통 등의 경제사업도 병행하기 때문에 대표격인 조합장의 역할이 막중하다. 특히 성서농협의 경우 지역 내 하나로마트(달서구 이곡동 878-1)를 두고 있어 상품 유통과 판매 등 경제사업에 대한 범위가 다른 농협보다는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조합장 업무 전반을 맡길 수 있는 상임이사 위임부터 간부직원 인사까지 각계각층 인사도 조합장이 주도할 수 있다.

대출한도 조정, 파산 신청 등도 조합장을 통해 결정되며 회의체 구성권, 회의체 의안 부여, 이사회소집권 등 각종 권리가 부여된다.

조합장 자리에 도전한 이들은 총 6명으로 선거기간인 현재 조합원 1700여 명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후보(기호순)는 도이환(61) 전 대구시의회 의장, 김삼섭(57) 전 감사, 김동배(61) 현 조합장, 허만진(66) 전 시의원, 노영목(70) 전 전무, 홍성훈(59) 전 이사 등이다.

화려한 경력들을 보유한 만큼, 각 후보의 대표 공약도 다양하다. 도이환 전 시의회 의장은 의정 경험을 바탕으로 농협의 자산증식에 앞장설 것을 강조했다.

김삼섭 전 감사는 조합장 연봉 30% 삭감하고 교육지원사업비 등 다양한 실익과 복지혜택 제도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축적된 경험을 내세운 김동배 현 조합장은 ‘새로운 50년, 자산 1조 원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는 기치를 내걸었고 농협 수석이사 경력을 보유한 허만진 전 시의원은 농협을 잘 알고 경영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점을 앞세우고 있다.

당면 과제를 내건 노영목 전 전무는 농산물구비 등 관리개선을 비롯해 대의원 선거방식 개선과 부족한 영농비 지원을 약속했고 홍성훈 전 이사는 조합장 연봉 70% 삭감과 함께 원로 조합원 요양비 지원, 조합장실을 폐쇄 후 조합원과 소통하는 민원실 조성을 제시했다.

조합장 선거는 선거 벽보와 공보 등만 활용한 데다 조합장 후보 본인만 선거활동을 할 수 있어 일명 ‘깜깜이’ 선거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성서농협 조합장 선거는 사뭇 다르다는 평가다.

조합원인 달서구의회 김기열 의원은 “현 조합장과 달리 다른 후보자의 경우는 조합원들의 전화번호를 알 수 없어 어려움을 토로하는 곳도 있는데, 이번 성서농협 선거에는 후보 모두가 공약과 포부를 모든 조합원에게 문자메시지로 발송하고 있다”며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비교적 공정한 선거가 치러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오는 13일이면 조합장이 결정된다. 농협 측은 성서농협이 도심 속에 자리 잡은 만큼, 수익원 관리와 신용사업 등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농협 관계자는 “차기 조합장은 보유한 자산이 크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수수료나 가계대출 등 관련 제도를 활용해 수익원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도심형인 성서농협 경우 신용사업을 잘 추진해 도·농상생기금에 이바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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