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기 연속 '필드골 제로' 맹탕공격에 불안한 수비 그대로 노출
상주상무, 송시우 멀티골 앞세워 시즌 첫 '경북더비' 2:1 완승
대구FC, DGB대구은행 파크 개장 첫경기서 제주 꺾고 돌풍 예고

10일 오후 포항시 남구 스틸야드에서 하나원큐 K리그1 포항 스틸러스와 상주 상무의 포항 홈 개막 경기가 열렸다. 스틸러스 수문장 강현무 선수가 펀칭하고 있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대구FC와 상주상무가 하나원큐 K리그1 2019 개막 2연전을 승리로 이끈 반면 포항스틸러스는 2연패를 당하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대구와 상주는 시즌 개막과 함께 무서운 공격력과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올 시즌 파란을 예고했다.

대구는 지난 1일 전북과의 시즌 개막전에서 에드가가 선제골을 터뜨린 뒤 1-1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뒤 곧바로 호주 멜버른과의 원정경기 3-1승리를 거둔 데 이어 지난 9일 제주마저 2-0으로 꺾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후반기 이후 대구 공격의 중심으로 선 에드가의 뜨거운 골 결정력과 세징야와 김대원의 조력이 빛을 발했다.

에드가는 시즌 개막 후 3경기서 모두 득점을 기록, 올 시즌 가장 강력한 득점왕 후보로 일찌감치 카드를 내밀었다.

대구의 강세는 강력한 공격력도 있었지만 3경기서 단 2골만 허용하는 탄탄한 수비력도 한몫했다.

특히 개막전 상대 였던 전북이 대구전 이후 베이징 궈안에 3-1, 9일 수원에 4-0 승리를 거두는 등 무시무시한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시즌 개막전 1-1 무승부는 그동안 대구의 최대 고민이었던 수비 난조문제를 해결했다는 의미다.

대구는 지난 9일 DGB대구은행파크 개장 경기로 열린 제주전은 올 시즌 대구의 힘을 확인시켜준 경기였다.

전반 세징야와 츠바사가 공세의 강도를 높이며 경기를 이끌었지만 팀 첫 ACL원정으로 인한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었다.

후반 들어서도 공세로 전환한 제주의 끊임없는 공격을 받았지만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쇼를 앞세워 잘 막아낸 뒤 후반 31분 에드가의 발이 불을 뿜었다.

그러나 후반 중반 이후 세징야가 측면으로 자리를 바꾸면서 제주 중앙수비 벽이 얕아진 틈을 타 에드가가 제주 아크 정면을 돌파한 뒤 날린 슛이 제주 골망속에 꽂혔다.

DGB대구은행파크 개장 첫 골이나 승리를 이끄는 선제골이었다.

에드가의 선제골은 수비에 치중하던 제주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거뒀고, 대구는 이 틈을 이용해 특유의 빠른 역습으로 추가골을 노리다 39분 김대원의 쐐기골이 터졌다.

39분 코너킥 상황에서 세징야가 가까운 곳에 있던 김대원에게 짧게 내줬고, 볼을 잡은 김대원은 다시 세징야에게 내주는 척하다 바로 돌아서며 수비 2명을 따돌린 뒤 대포알 슈팅으로 제주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대구는 특별한 위기 없이 경기를 마무리 지으며 역사적인 DGB대구은행파크 개장경기 첫 승을 기록했다.

1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 상주가 시즌 첫 경북더비는 준비된 팀과 준비되지 않은 팀의 대결이었다.

포항은 올 시즌을 앞두고 터키에서 1개월간의 전지훈련을 치렀지만 이 기간 중 많은 비가 내리면서 실질적인 전술훈련은 열흘도 채우지 못했다.

여기에 시즌 개막 직전 중앙미더필더 채프만의 갑작스런 팀 이탈과 주전 중앙수비수 김광석과 새로 영입한 중앙수비수 블라단이 부상당하면서 전력 누수가 만만찮았다.

이 결과는 참담스러웠다.

서울과의 시즌 개막전에서 단 1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채 90분 동안 서울의 파상적인 공세만 받아내다 0-2로 무릎을 꿇었다.

10일 상주와의 홈 개막전 역시 포항의 시간은 딱 5분이었다.

서울전에서 중앙수비라인이 무너졌던 포항은 이날 배슬기와 하창래를 세웠고, 중원에는 이석현을 빼는 대신 이진현을 포진시켰다.

경기는 시작과 함께 포항이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고, 5분 만에 우측 수비수 김용환이 상주 수비라인을 뚫고 쇄도하는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뽑아 냈다.

키커로 나선 데이비드는 상주 골키퍼 윤보상을 페인팅 동작으로 공간을 확보한 뒤 가볍게 자신의 K리그 데뷔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포항의 공세는 여기까지가 전부였다.

선제골을 허용한 상주는 송시우를 중심으로 신창무·이태희·안진범이 포항 수비를 마구잡이로 흔들었고, 중앙수비수로 나선 이규성과 윤빛가람이 중원을 지휘하면서 경기주도권을 잡았다.

그리고 14분 포항 박스안에서 하창래가 머리로 걷어낸 볼을 잡은 윤빛가람이 다시 포항 박스안쪽으로 밀어주자 송시우가 가차없이 슛,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후에도 상주는 수비수 1명만 자기 진영에 두는 강력한 압박축구로 포항을 몰아 붙였고, 포항은 상주의 거센 공세를 막아내는 데 급급했다.

전반 내내 데이비드의 슛과 완델손의 프리킥 슛 2개가 포항 공격의 전부였다.

후반 시작과 함께 포항은 잘못된 선택지를 꺼내 들었다.

전반 내내 측면 수비 공백과 중원의 골 공급능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순호감독은 공격수 데이비드를 빼고, 이석현을 투입시켰다.

사실상 제로톱으로 전환한 것이었지만 결과는 추가골 헌납이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이석현의 발을 통해 김도형이 슛을 날리며 분위기가 전환되는 듯 했지만 곧바로 상주의 공세가 시작됐고, 9분 다시 한번 포항 왼쪽 측면이 열리면서 송시우에게 추가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후 포항은 15분 이진현 대신 하승운, 22분 심상민 대신 이광혁을 투입시키며 변화를 노렸지만 29분 이광혁이 날린 슛이 전부일 만큼 철저하게 유린당하고 말았다.
이종욱, 김현목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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