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죽산·공주보 해체 심의에 '다음 차례' 위기감…지킴이 조직 구성 등 결사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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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고령보
4대강 사업으로 설치된 낙동강 보를 지키기 위한 보 주변 농민들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1일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가 금강과 영산강의 보 5개 가운데 세종보, 죽산보, 공주보(부분해체) 3개를 해체하고 백제보, 승촌보 2개를 상시 개방하도록 심의하자 ‘다음은 낙동강 차례’라는 걱정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낙동강 상류에 있는 상주·낙단보 주변 농민들은 ‘상주·낙단보 지킴이’ 조직까지 구성할 계획을 하고 있어 향후 낙동강 보 처리방안이 개방이나 철거로 결정될 경우 농민들의 반발은 거셀 전망이다.

구미보 주변 농민들도 지난 1월 농민들과 정부가 한 차례 보 개방에 합의해 정부가 필요한 정보를 모니터링 한 만큼 다시 보를 개방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보 추가 개방 및 철거에 반대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낙동강 달성보 개방에 반대하는 농업경영인 달성군연합회와 이장협의회 등 7개 단체도 대구지방환경청을 항의 방문해 달성보 개방 중단을 요구했다.

경북·대구지역 6개 낙동강 보는 강정고령보, 달성보에 이어 구미보(1월 24일)와 상주보·낙단보(2월 22일) 개방으로 현재 칠곡보를 제외하고 모두 개방(부분개방)됐다.

당시 보 개방을 두고 농민단체들은 농업용수 이용 장애 및 지하수 공급 차질 등을 이유로 반대했고 환경부는 해체를 전제로 한 개방은 아니라고 약속하며 농민들을 설득했다.

이에 따라 구미와 상주의 농민단체는 환경부의 대체 관정 개발, 양수장 가동기 전 수위 회복 등을 조건으로 한 차례의 보 개방에 합의했고 최근 농번기를 앞두고 수위 회복을 위해 보 수문을 닫으면서 서로 간의 합의 역시 끝났다는 입장이다.

또한 금강과 영산강 보 해체 및 개방 소식을 접한 상주·낙단보 수문개방 반대 농민들은 “정부 마음대로 보를 설치하더니 철거도 마음대로”라며 “전·현 정부가 농민을 마루타로 이용한 것 아니냐”고 싸잡아 비판했다.

구미시 농업경영인회도 “보 철거를 전제로 한 개방은 아니라고 합의서에 명시했지만, 혹시 보 철거로 이어지지 않을까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보 철거는 농민은 죽으라는 소리”라고 항의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보 개방이 보 철거를 위한 명분 쌓기가 아니냐는 농민들의 오해와 우려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며 “과학적인 모니터링을 위해 보를 개방했으며 현재 모니터링 자료를 분석 중으로 보 철거를 예단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4대강 조사·평가단은 낙동강과 한강의 경우 보 개방 및 모니터링을 확대한 이후 올해 중으로 보 처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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