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측 "불륜의혹 등 비도덕적 행위…불교계 퇴출 요구"
스님 "단순 신도 관계일 뿐…허위사실 유포에 법적 대응"

반조암 전경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모 스님과 신도(주민 포함) 간 고소·고발과 투서 사건이 잇따르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대구시 동구 미대동 ‘반조암’(암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번 논란은 주지 스님의 내연녀 의혹(신도 측 주장)을 받고 있는 A 여인(암자 총무 겸 신도회장)이 이웃 주민에게 주지승의 불륜 의혹과 난잡한 사생활 등을 비난하는 내용을 전달하면서 투서·고소·탄원서 등을 제출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지역 불교계의 위상이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현재 신도 측은 주지 스님의 내연녀 의혹, 신도 토지 착복, 학력위조 은폐, 음주 운전 등 비도덕적 행위를 비난하며 종단과 교구 본사 등 4곳에 탄원서를 제출했고, 주지승은 이를 부인하며 이들을 상대로 대구 동부경찰서에 비방 및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한 상태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주지 스님을 비난하는 투서의 최초 작성자가 누구인지, 신도(여)가 명의신탁한 토지를 스님이 착복했는지, 주지가 조계종에 등록되지 않은 암자라는 사실을 속였는지 등으로 요약된다.

우선, 주지 스님의 불륜 의혹과 난잡한 사생활 등의 내용을 담은 투서의 최초 작성자와 관련해 신도 측은 스님과 내연녀 의혹을 받고 있는 A 여인을, 주지승은 암자 인근에 거주하는 B 씨(여)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도 측은 유부녀인 A 여인(총무 겸 신도회장)이 주지승의 불륜을 의심(질투)해 스님을 뒷조사하고 인근 주민 B 씨를 찾아가 비난 글을 적은 투서 내용 정리(대필)를 부탁했으며, 다수의 증인(신도들)과 증거(카톡, 메시지 등)를 제시하고 있다.

또, 스님의 은밀한 사생활은 이웃 주민인 B 씨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고, A 씨도 자신이 투서를 작성해 대필을 부탁한 사실을 인정했다가 나중에 이를 번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스님과 A 씨의 내연녀 의혹과 관련, 다수의 신도 앞에서 컵을 집어 던지며 마치 부부처럼 싸움하는가 하면, 지인 등을 동원해 공개된 법회 에서 스님에게 폭언을 했고, 스님 역시 자신과 관련해 가입한 보험금(3건) 최종 수령인으로 A 여인을 올려놨다가 최근 논란이 되자 해약한 사실 등을 제시하며 확신하고 있다.

반면, 주지승은 내연녀 의혹에 대해 “단순히 신도 관계일 뿐”이라고 일축하며, A 여인이 투서를 보낸 것은 맞지만 B 씨가 자신의 암자를 뺏으려는 의도로 직접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투서 작성자를 찾기 위해 경찰에 고발(동부서)했는데 B 씨 남편이 찾아와 잘못(투서 작성)을 인정하고 사죄해 고소를 취하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부 신도들이 자신이 강의하던 사찰(송림사 등)에 악의적인 소문을 퍼트려 강의가 취소되는 등 금전적 피해를 입어 경찰에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는 입장이다.

주지승의 신도 토지 착복 논란과 관련해서도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신도 측은 지난 2007년 명의신탁 형태로 맡긴 권 모 신도의 토지(경남 거창군 우혜리·1560㎡)를 스님이 임의로 매각했다며 법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권 모(여)씨는 주지승의 고향 선배로 당시 자신이 매입한 토지 인근의 주민과 갈등을 빚자 인근 토굴에 거주하던 스님에게 명의신탁을 부탁했는데 자신 몰래 땅을 팔아먹고 들통이 나자 돈을 주기로 약속했는데 10년 동안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주지승은 땅을 매각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신도가 자신에게 그냥 넘겨 준 것일 뿐이며 매각한 땅을 대신해 돈을 주겠다고 한 사실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신도 측은 또, 학력 위조 사실을 숨긴 주지승이 암자 역시 조계종에 등록할 것처럼 신도들을 현혹시켜 약 5년간 시주금만 받아 챙기고 그 돈으로 개인적인 일탈 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주지 스님은 조계종에 등록되지 않은 암자라는 사실은 모든 신도가 알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조계종 승적을 갖고 있는 스님과 신도들 간 여자·돈·거짓말 문제 등 낮 뜨거운 진실공방이 벌어지면서 조계종과 동화사 호법부 등은 경찰 조사와 별도로 조만간 자체적인 실태 파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구 동구 ‘반조암’은 2014년 최 모(여) 씨 명의로 개원한 개인 암자로 현재까지 건축물토지대장에는 단독주택 다용도실로 기재돼 있다.

주지 스님은 자신이 통도사 소속이라고 밝혔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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