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기가 강연 중 한 여성으로부터 심한 욕설을 들었다. 카네기는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제자가 카네기에게 말했다. “선생님, 대단하십니다. 어떻게 그런 험한 말을 듣고 웃을 수 있습니까?” “그 여자가 내 아내가 아니란 사실이 매우 고맙고 감사해서야” 카네기의 대답이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27살 때 자동차 정비공장을 시작했다. 한밤중 정비공장에 불이 났다. 직원들은 호랑이 같은 사장을 대할 것을 생각하니 초주검 상태였다. 화재 현장에 도착한 정주영 회장은 말했다. “잘됐군. 그렇지 않아도 공장을 헐고 다시 지으려 했는데 여러분 덕분에 철거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됐어”

상해 의거의 거사 전날 윤봉길 의사는 백범 김구와 마지막 밤을 보냈다. 백범이 먼저 입을 열었다. “마지막 밤이군. 할 말이 있으면 해 보게” “한가지 소원이 있습니다.” “말해보게. 무엇이라도 들어주겠네” “제 시계는 새것이고, 선생님 것은 낡은 것이니 바꿔 주십시오” 윤봉길의 생사를 뛰어넘은 선문답 같은 한마디에 백범의 무거웠던 마음이 다소 풀렸다.

링컨 대통령이 의회서 한 야당의원의 비난을 받았다. “당신은 두 얼굴을 가진 사람이오” “만일 내게 두 얼굴이 있다면 이런 중요한 자리에 왜 하필 이 얼굴을 갖고 나왔겠습니까” 링컨은 야당의원의 모욕적인 비난을 여유 있게 유머로 되받아쳤다.

포드 대통령이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 시절 민주당의 존슨 대통령으로부터 빈정거림을 종종 당했다. 포드가 헬멧을 쓰지 않고 미식축구를 하는 바람에 뇌세포가 파괴돼 걷는 것과 껌 씹는 것, 두 가지를 동시에 못해내는 아둔한 사람이란 뜻이 담긴 말로 빈정거렸지만 포드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웃어넘겼다.

이들 모두의 공통점은 대인다운 금도(襟度)였다.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국회연설이 민주당의 거센 반발로 맞제소 난타전으로 비화됐다. ‘김정은 수석대변인’ 표현은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국내서도 이미 널리 알려진 말인데 시대착오적 ‘국가원수 모독죄’까지 동원하는 것은 사리에도 맞지 않다. 집권여당 다운 금도를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 대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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