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동리목월문학관 영상실

문태준 시인
(사)동리목월기념사업회는 오는 30일 동리목월문학관 영상실에서 문태준 시인(사진)이 ‘위대한 자연에게 조언을 구하라’라는 제목의 시 창작 특강을 펼친다고 19일 밝혔다.

문태준 시인은 소동파와 신석정 시인, 릴케와 옥타비오 파스, 예이츠 같은 동서 시인들의 시에서 드러나는 입장을 바탕으로 시를 정의한다.

그에 의하면 시란, 삼라만상을 내 마음에 들어앉힐 때, 각자의 대상으로 존재하던 나와 사물이 서로에게 공명하면서, 숨결의 원초성과 시원(始原)에 가닿고자 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소동파의 ‘호수의 다리(湖橋)’에서 자아(다리 위를 걷는 남자)와 세계(물속에 사는 고기)의 거리를 좁혀준 것은 쿵,쿵 땅을 짚는 지팡이 소리라는 것이다.

그 소리 때문에 물에 사는 고기가 몰려들었다는 것이다.

시인은 이렇듯 자아와 세계 양자의 거리를 해소시켜 조응하게 하는 사람이다.

시인은 또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빛나는 시간들이 이제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우리가 잃어버린 이 세계의 아름다움을 회복하고 여기에 빛나는 광휘를 부여하는 것이 시인의 임무라고 역설한다.

이 때 가장 중요한 활동이 상상력의 날개를 펼치는 것이다.

또 시인은 자시의 시세계의 지향점이라 할 수 있는 ‘세계에 대한 생태적 관점’을 주제로 다양한 시를 예로 들면서 강의를 펼쳐나간다.

시인은 햇살 아래 모든 생명들은 조금의 차등도 없이 존귀하다며, 햇살이 공평하게 이 세계에 쏟아지는 것을 보고 쓴 자신의 신작 ‘이 시간에 이 햇살은’, 우주 생명 자체가 균형과 충만, 의지와 보충의 관계라는 것을 형상화한 신작 ‘귀휴(歸休)’를 들려준다.

아울러 자신은 최소의 사건과 그 사건을 다루는 최소의 언어로 된 시, 어린이와 같은 시심으로 시 쓰기가 요즘의 관심사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문태준 시인은 그동안 ‘가재미’, ‘맨발’ 등의 시집을 내면서 한국 서정시의 적자(嫡子)로 평가받고 있으며, 지난 해 낸 시집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로 목월 문학상을 수상했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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