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점포는 매출 늘어 '소득 양극화' 심화 분석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다시 대폭 오른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비용증가로 영세한 자영업자의 매출이 급감하는 데 반해 대형점포는 매출이 늘어 소득 양극화 현상이 심화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유섭 의원(인천 부평갑)이 여신금융협회로부터 제출받은 8개 신용카드사 매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가맹점의 48.3%에 달하는 연 매출(카드사용액 기준) 5,000만 원 이하 영세점포의 1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21.4%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연 매출 5000만~1억 원 점포는 5.4%, 1억~2억 원 점포는 1.4% 감소한 반면, 5억~30억 원 점포는 0.7%, 30억~500억 원 점포는 1.5%, 100억~500억 원 점포는 5.5% 증가했다.

골목 상권에 있는 영세 점포는 도산 직전에 몰릴 정도로 위기인데 대형 점포는 오히려 성장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부작용이 심화 되고 있다.

이는 만성부진과 인건비 증가에 따라 영세 자영업자들이 영업시간을 줄이자 아직 영업시간을 안 줄인 주요 상권의 대형점포가 예상치 못한 반사이익을 얻는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소상공인연합회가 사업체 1,204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저임금 실태 설문조사에서 26.4%가 ‘영업시간을 줄였다’고 답했다. ‘직원을 줄였다’는 자영업자도 16.9%였다.

또한, 지난해 11월 정부 여당이 5억 원 이하 중소 및 영세 가맹점을 제외한 연 매출 5억~500억 원 가맹점을 대상으로 한 수수료 인하 조치가 오히려 소득 불균형을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최근 수수료 대폭 인하로 수익 악화가 불가피해진 카드사들이 연 매출 500억 원을 초과하는 대형가맹점을 대상으로 수수료 인상 방침을 정하자 카드사와 가맹점 간 분쟁이 심화 되고 있다.

특히, 소상공인 관련 유통, 숙박, 음식점, 의류 등 10개 업종의 5,000만 원 이하 영세 가맹점은 올 1월 월평균 매출이 지난해 1월 대비 24.9%나 급감했다.

업종별로 보면 소상공인 관련 대표적인 업종인 유통업이 36.0%나 감소했고, 요식업은 27.8% 감소, 숙박업도 27.1% 감소 등 전 업종에서 급격하게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전남을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연 매출 5,000만 원 이하 영세점포의 월평균 매출이 15.0%에서 27.7%까지 큰 폭으로 떨어졌다.

17개 시도 중 세종시가 -27.7%로 감소 폭이 가장 높았고, 뒤이어 서울 -25.3%, 제주 -23.9%, 경기 -23.7%, 인천 -22.8%, 대전 -22.7%, 광주 -22.5%, 울산 -22.5% 순으로 나타났다.

정유섭 의원은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소득이 낮은 계층을 더욱 빈곤하게 만들고 있다”며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의 부작용을 인정하고 당장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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