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사연구단, 이강근 연구단장·해외조사위원 일문일답

20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정부조사연구단이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Toshihiko Shimamoto, John Townend, William Ellsworth, Domenico Giardini, Shemin Ge, 이강근 교수
정부조사연구단은 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포항지진과 포항지열발전의 연관성 분석 연구 결과발표’를 통해 포항시 흥해읍에 위치한 지열발전소가 땅속으로 물을 주입하면서 촉발된 것으로 결론 지었다.

연구단 총괄책임자인 이강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열발전소에서 진행된 물 주입에 의해 촉발됐다. 포항지진은 자연지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소 간 연관성을 밝히기 위해 지난 2018년 3월, 23억원을 투입해 정부조사연구단을 꾸려 1년가량 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다음은 이강근 연구단장을 비롯한 연구에 참여한 해외조사위원들과의 일문일답.



△유발지진과 촉발지진의 차이가 무엇인가.

-이강근 = 유발지진은 유체 주입의 자극이 된 범위 내에서, 촉발지진은 자극이 된 범위 너머를 뜻한다. 그런 의미에서 ‘촉발지진’이라고 했다. 포항지진은 자연지진이 아니다.

△연구 결과는 유발과 촉발을 구분하고 있는데 각각 책임이 다른 것인가. 당시 지진이 발생한 단층이 임계상태였다는 의미는 언제든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다는 의미인가.

- 이강근 = 과학적 결과에 기반한 설명이며 자연지진은 아니다. 오늘 발표한 내용은 PX-2(지열정)에 가해진 고압으로 인해 규모 2~3 수준의 작은 지진들이 유발된 점에 더해 포항지진 본진이 자연지진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촉발지진이라고 말했다.

△포항지진이 유발이 아닌 촉발 지진으로 발표된 이유는.

- 이강근 = 응력변화에 따른 영향을 계산한 결과, 수리자극을 통해 포항지진의 단층을 움직일 만큼 충분한 응력을 얻지 못한 것으로 계산됐다.

△연구결과에는 수리자극에 의해서 유발 또는 촉발지진이 발생했다고 나왔다. 본진 이전 수차례 미소지진이 관측됐던 당시 지열발전 연구를 중단하거나 쌓인 응력을 해소했더라도 포항 지진이 발생했을 것이라 생각하나.

- 이강근 = 연구단은 지진 발생원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다. 만약의 상황에 대한 답변은 정확하게 드릴 수 없다.

- Domenico Giardini = 지진 발생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포항단층은 원래 존재했으며 임계점에 도달한 상태였다. 시간문제였을 뿐 지진 발생 위험성을 갖고 있던 것으로 판단된다.

△포항지진과 경주지진과의 연관성은 없나

- William Ellsworth = 경주와 포항지진의 연관성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두 개의 지진은 서로 영향을 주기에는 물리적으로 너무 먼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두 지진이 연관성이 있다는 결론은 도출되지 않았다.

- Domenico Giardini = 경주지진은 자연적으로 발생한 지진이고, 포항지진은 EGS(인공저류 지열발전)가 유발했다는 점이 다르다.

△사이언스지에 실린 고려대학교 이진한 교수팀의 논문과 이번 조사 결과에 다른 점이 있다면.

- 이강근 = 결과에서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기존 연구들의 경우 진원의 위치가 제각각이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진원을 정확하게 파악한 후 단층면에서 작은 지진들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밝혀낸 점이 특별하다.

포항지진 본진이 EGS와 거리가 멀어질 경우 지진의 해석이 뒤바뀔 수 있었기 때문에 특히 진원의 위치가 중요했다.

△추가적인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나.

- 이강근 = 지진 발생 원인에 대한 분석만 진행했기 때문에 차후 지진 발생 가능성에 대한 진단은 연구범위를 넘어선 것이다. 이 문제는 지진학자들에게 물어봐야 할 질문이다.

△지진을 유발한 단층이 임계상태에 있게 된 원인을 설명할 수 있나.

- 이강근 = 2016년 경주지진과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포항지진을 일으켰던 단층에 영향을 미쳤는지 연구해 봤다. 그 결과, 두 지진은 단층에 포항지진을 일으킬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응력을 쌓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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