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충분히 행복해요…결혼은 다음 생에 다시 한번 생각해볼게요.”

직장인 A(32)씨는 결혼할 마음이 없다. 그는 하나 둘 가정을 꾸려 아빠와 엄마가 된 친구들이 일과 가정, 육아 등의 스트레스에 괴로움을 호소하는 모습을 많이 봐 왔다.

크게 외롭지도 않고 당장 결혼을 약속한 연인 또는 마음에 드는 사람도 없어 혼자만의 삶을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A씨는 “적어도 2~3일에 한번은 부모님과의 통화 중 결혼 얘기가 나온다”며 “현재 내 삶에 만족도가 높다고 느껴 아직까진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B(37·여) 씨 또한 결혼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결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행복보다 직장에서 느낄 수 있는 성취감과 홀로 즐기는 취미 활동을 통해 얻는 행복과 중요도가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B씨는 “주변 친구들과 가족들로부터 듣는 ‘올해는 결혼해야지’라는 말에 큰 감흥이 없다”며 “차라리 서로의 삶과 책임이 구분된 계약형 동거를 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렇듯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된 시대에 접어든 가운데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줄어든 반면 동거를 찬성하는 비율은 늘어났다.

통계청은 ‘2018 한국의 사회지표’를 통해 지난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녀 비율은 48.1%라고 지난 22일 밝혔다.

동거에 동의한다는 비율은 56.4%로 지난 2016년(48.0%)보다 8.4% 늘었다.

특히, 미혼 남녀의 경우 ‘결혼을 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남녀 각각 36.3%, 22.4%에 그쳤으나 ‘결혼을 하지 않아도 같이 살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75.1%, 71.8%로 큰 차이를 보였다.

또한 연령이 낮을수록 결혼에 대한 필요성은 낮았고 동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높았다.

13~19세 남녀의 28.4%가 ‘결혼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동거를 찬성하는 비율은 69.5%에 달했다.

20~29세 남녀 또한 33.5%만이 결혼이 필수라고 답했다. 동거를 할 수 있다는 응답은 74.4%로 전 연령에서 가장 높았다.

한편, 만혼 추세가 심화되면서 지난해 초혼 연령은 남자 33.2세, 여자 30.4세로 전년대비 각각 0.3세, 0.2세씩 높아졌다.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전년(1.05명)보다 0.07명 줄어든 0.98명으로 줄어든 가운데 초등학교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2000년 28.7명에서 지난해 14.5명까지 14.2명 감소했다.

국민의 기대수명은 늘었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기대수명은 82.7세(남자 79.7세·여자 85.7세)으로 전년(82.4세)보다 0.3년 늘어났다.

그러나 질병 또는 사고 등으로 아픈 기간을 뺀 기대여명(남은 수명)은 2016년 기준 64.9세으로 2014년(65.2세)보다 오히려 0.3년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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