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를 차로 한 바퀴 빙 돌 수 있게 됐다. 울릉도 일주도로 총 길이 44.55㎞ 가운데 길이 열리지 않았던 울릉읍 저동리 내수전에서 북면 천부리 섬목 사이 4.75㎞의 도로가 뚫렸기 때문이다. 1963년 착공한 이후 완전 개통에 반세기가 넘게 걸렸다. 이렇게 공사가 늦어진 것은 절벽이 있는 난공사 구간인 데다 찔끔 예산으로 공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길이 열린 곳에는 정매화골과 와다리 등의 재미난 이야기들이 전해지는 마을과 길이 있다. 내수전과 석포를 잇는 ‘내수전 옛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정매화골쉼터가 나온다. 정매화골은 ‘정명학’이라는 사람이 살던 곳이라 한다. 저동리 내수전(內水田)이 ‘김내수(金內水)’라는 사람이 화전을 일구고 살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것처럼 ‘정명학’이 와전돼 ‘정매화’로 지명이 된 것. 그러니 ‘정매화’는 여자가 아니라 남자인 것이다. 섬 개척기인 1880년대 초 이곳에 집을 짓고 살았던 사람이다. 이 골짜기에는 이후 이효영 씨 부부가 1962년부터 1981년까지 살면서 폭우와 폭설에 조난 당한 300여 명의 사람을 구조했다.

매화골에서 조금 더 가다가 바다 쪽으로 내려서면 와다리(臥達里)라는 특이한 지명의 해안마을이 나온다. 섬 개척 초기에 한학자 황윤영이란 사람이 은거하면서 ‘혼자 누워 살아도 뜻은 하늘에 달한다’는 뜻으로 지명을 ‘와다리’라 했다고 한다. 이규원이 고종에게 보고한 ‘울릉도검찰일기’에는 ‘와달웅통구미(臥達雄通邱尾)’로 기록돼 있다.

도로가 개통되면서 이 구간에 있는 관음도와 삼선암도 인기다. 2012년 섬목에서 관음도로 연결된 보행 연도교가 놓여 있어서 곳곳을 둘러볼 수 있다. 이렇게 섬 일주도로 완전 개통으로 울릉도의 볼거리가 훨씬 풍부해졌다. 29일에는 와다리휴게소에서 섬 일주도로 준공식이 성대하게 열린다. 이 행사에는 10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여서 울릉도에서 열리는 역사상 가장 큰 행사가 될 것이라고 한다. 다음날인 30일에는 1000여 명의 건각이 해안도로를 따라 ‘마라톤 영웅’ 황영조·이봉주와 함께 내달린다고 한다. 울릉도 관광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논설주간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