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찾모 회장, 추도사서 전해
"전상규명위원회 구성 설치 촉구…추모비 건립 추진 계획도"

26일 오전 대구시 달서구 와룡산 세방골에서 ‘개구리소년 28주기 추모식’이 열려 용남사 스님과 유가족들이 추모 제사를 올리고 있다. 개구리소년 5명은 1991년 3월 26일 도롱뇽 알을 줍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2002년 9월 26일 세방골에서 유골로 발견됐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민갑룡 경찰청장이 추모 화환을 보내고 가까운 시일 내 ‘개구리소년’ 사건 현장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26일 대구 달서구 와룡산 새방골에서 ‘개구리소년 28주기 추모식’을 주관한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이하 전미찾모) 나주봉 회장이 추도사에 앞서 최근 소식을 전했다. 사건 재수사와 진상규명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유족들도 민 청장의 방문 소식에 다시 두 손을 움켜쥐었다.

개구리소년 사건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미제사건 중 하나다. 제1회 지방선거로 임시공휴일이었던 1991년 3월 26일, 우철원(당시 13세), 조호연(당시 12세), 김영규(당시 11세), 박찬인(당시 10세), 김종식(당시 9세) 등 5명의 소년이 도롱뇽 알을 주우러 가겠다며 나섰다가 실종됐다. 전국 초등학생들이 ‘대구 개구리소년 친구 찾기 운동’을 벌이고 전국 지역 단체들이 전단을 뿌리며 소년들의 행방을 쫓았지만, 11년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유족들은 2005년부터 정확한 사인규명을 위해 공소시효 연장·폐지를 촉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개구리소년 사건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결국 사건은 소년들의 사망원인조차 밝히지 못한 채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다.

나 회장은 추모식에서 “저희에겐 이제 시간이 별로 없다”고 강조했다. 28년 동안 아무런 단서조차 없었던 탓에 유족들의 심신이 지치면서 건강마저 악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종식 군 아버지 김철규 씨는 범인으로 몰려 화병을 얻었다가 2001년 10월 22일 간암으로 숨졌고 현재 대부분 유족이 거동을 불편해할 정도라고 나 회장은 전했다.

그러면서 개구리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진상규명위원회 설치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나 회장은 “이제는 범인의 처벌도 바라지 않고 사인만 정확하게 밝혀주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차라리 범인이 사인이라도 규명할 수 있도록 메모라도 남겨줬으면 좋겠다”며 유족들을 심정을 대변했다.

개구리소년 유족들과 나 회장은 다음 달 청와대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하고 사건의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하도록 촉구할 예정이다. 또 거동이 불편한 유족들이 자식들을 찾을 수 있도록 소년들의 추모비를 도시 지역에 건립하는 일도 추진할 계획이다.

나 회장은 “경찰의 사건 무마 의도나 부실 수사에 대한 의혹을 아직도 지울 수 없다”며 “개구리사건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도록 문 대통령과 경찰, 의원 모두가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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