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열발전소 생산·주입정 또 다른 지진 원인 가능성 높아
오경두 육군사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경북일보 인터뷰서 주장

정부가 포항지진을 촉발시킨 포항지열발전소를 영구폐쇄한다고 발표했지만 생산정과 주입정을 빨리 되메우지 않을 경우 또 다른 촉발지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 됐다.

또 향후 최소 10년간은 지진 안전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지속적인 감시체계 구축 및 대비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나왔다.

오경두 육군사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 교수는 정부조사연구단이 밝힌 바와 같이 향후 초고압 주입에 따른 지반안정이 이뤄지기까지는 언제든 추가 지진이 예상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열발전을 위해 물 주입과정에서 가한 132메가파스칼의 높은 압력이 단시간내에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약화되며, 이 과정에서 먼 거리까지 압력파가 확산되면서 새로운 촉발지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따라서 지열발전소를 중심으로 반경 10㎞ 이내에 미소지진계를 집중 설치해 규모 1 이하의 미소한 진동까지도 정밀감시해야 하며, 미소지진이 증가하면 큰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으므로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생산정과 주입정을 되메우지 않을 경우 4㎞에 달하는 수직 물기둥이 생겨 또 다른 초고압 상태로 인한 지진 발생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는 지열발전과정에서 1만3000t의 물을 주입한 뒤 7000t을 배수했으며, 나머지 6000t은 지진 발생과정에서 바다로 밀려나갔지만 지열발전소 가동중단 이후 이 물들이 다시 모이면서 생산정과 주입정을 채워지고 있다는 것.

이로 인해 생산정은 현재 지하 85m까지 물이 차올랐으며, 주입정도 지하 700m까지 차오른 데 이어 매일 20㎝씩 올라와 결국 4㎞가 넘는 수직 물기둥이 생겨 또 다른 초고압수가 형성되고 있으며, 이미 지층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이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생산정과 주입정을 빨리 되메우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이와 관련 스위스 바젤 지열발전소의 경우 시추공을 되메우지 않고 수시로 배수만 하면서 13년째 소규모 지진에 시달리고 있으며, 언제든 촉발지진 가능성이 있다며 일찌감치 되메우기 했더라면 이미 촉발지진이 멈췄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덴버 육군무기제조공장의 경우 지난 1966년 촉발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 폐수주입시설을 폐쇄했지만 이듬해 규모 5.0·5.1·5.5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 오로빌 댐도 담수 후 8년이 지난 1975년 규모 5.7의 촉발지진이 일어났다며 포항도 향후 10년간을 ‘촉발지진 특별주의기간’으로 정해 정밀한 모니터링을 통한 피해예방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