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로봇 시스템 도입 후 위암·폐암 등 2천회 진행 '두각'

동산병원 로봇수술센터 의료진이 입 안에 로봇팔을 넣어 감상선암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동산병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대구에서 가진 로봇산업 육성 전략보고회에서 “계명대 동산병원의 단일공 로봇을 이용한 부인암 수술이 대구를 대표하는 의료기술로 자리 잡았다”고 극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로봇수술로 암을 정복하고 있는 동산병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산병원은 2011년 6월 다빈치 로봇 수술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2000회가 넘는 로봇수술을 진행하면서 갑상선암, 전립선암, 부인암, 대장암, 위암, 폐암, 담낭과 췌장 수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조치흠(산부인과 교수) 로봇수술센터장이 그 중심에 있다. 조치흠 센터장이 주도하는 부인암 로봇수술은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수준으로 800회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구멍 하나로 로봇팔을 넣어 수술하는 부인암의 단일공 로봇수술은 독보적이다. 2015년 ‘자궁경부암 단일공 로봇수술’ 성공은 미국 존스 홉킨스병원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아시아 최초 기록이다.

2016년 세계 첫 ‘자궁내막암 단일공 로봇수술’의 성공은 의료계를 들썩이게 했다. 현재 동산의료원 로봇수술센터는 자궁내막암과 자궁경부암 로봇수술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행하고 있으며 미국의 로봇수술본사(인튜이티브)는 이러한 동산병원의 자궁내막암 수술과정을 전 세계 의료진들의 교육 영상으로 활용하고 있다. 동산병원의 부인암 단일공 로봇수술은 ‘메디시티 대구 2017 우수의료기술 육성·지원 사업’으로 선정됐다.

단일공 로봇수술 적용이 어려웠던 대장암 분야에도 기존 한계를 뛰어 넘고 있다. 기존에 복부에 5~6개의 구멍을 뚫어 진행된 대장암 로봇수술에서 2개의 구멍만을 내어 수술하는데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지난해는 직장암 영역에서 ‘단일공 로봇수술을 이용한 직장절제술’을 세계 최초로 시행하기도 했다.

최근 동산병원은 대장암 로봇수술 200회를 달성하면서 국내 대장암 로봇수술 분야도 선도해 나가고 있다. 단일공 로봇수술은 배꼽 안쪽으로 1인치 크기의 하나의 구멍을 통해 로봇팔을 투입해 시행하는 수술법이다.

동산병원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입안을 절개해 로봇팔로 갑상선암을 떼어 내는 수술인 TONS-R(Trans oral Neck surgery-Robot)에 성공했다. 환자의 입 속을 2cm 정도 절개하고 로봇팔을 이용해 암 덩어리를 제거하는 것이다. 입속을 최소한 절개하는 덕분에 외관상 보이는 상처가 전혀 없고, 피부 박리가 적어 통증이 줄고 수술로 인한 신경 손상과 합병증도 거의 없다.

4월 15일 계명대 성서캠퍼스 옆에 문을 여는 새 병원의 로봇수술센터 또한 주목받고 있다.

로봇 등 50억 원이 넘는 장비를 갖춘 ‘하이브리드 수술실’이 대표적이다. 복합 혈관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외과수술과 중재시술을 동시에 시행할 수 있다. 허벅지 동맥을 통해 스텐트를 넣거나 풍선으로 좁아지거나 막힌 심장 혈관을 넓히는 등의 중재시술을 진행하다 상황이 여의치 않은 환자의 경우 곧바로 복부나 가슴을 열어 외과수술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비수도권 최초로 암 수술을 위해 3층 수술센터에 갖춘 3개의 로봇 수술방에서는 의료진이 손과 발 대신 음성으로 조명에서부터 모든 수술 장비를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다. 각 수술실의 장비를 한 업체에서 통합해서 구축한 덕분에 모든 수술실에서 동일한 시술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비어 있는 산부인과 수술실에서 신경외과 수술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김권배 동산의료원장은 “전 세계에 한국 로봇수술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동산병원이 중심에 서겠다”고 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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