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겐 세 가지 욕망이 있다. 권력욕과 재물욕, 명예욕이다. 우리나라의 비극은 권력을 가진 자가 이 세 가지 욕망을 모두 채우려고 하는 데서 빚어지곤 했다. 권력을 가진 사람은 권력으로 끝나야 하는데 재물까지 탐하면 ‘탐관오리(貪官汚吏)’가 된다. ‘탐관오리’라는 말이 고전 소설이나 조선 시대의 한 때에 있었던 과거의 사실만은 아니다. 

다원화, 개방화, 정보화의 이 시대에 ‘탐관오리론’이 가당키나 한 말이냐 싶겠지만 이 시대에도 탐관오리가 판을 치고 있다. 전자 시스템의 발달로 정확성과 합리성, 투명성이 높아지고, 민도가 높아져 ‘이제 세상이 밝아졌다’ 한다. 하지만 권력자들의 금도(禁度)를 넘어선 탐욕은 끝이 없어 보인다. 형평성과 분배의 정의, 공직자 윤리를 말하지만 드러나는 현실은 이와 정 반대 양상이다. 

29일 자리에서 물러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0억 넘는 빚을 내 25억 원을 주고 투기성 건물을 산 것이 드러났다. 그는 사과도 없이 “아내가 한 일…시세 차익을 보면 크게 쏘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권력으로 노후생활에 대비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 2기 내각 구성을 위한 7개 부 장관 후보 중 여러 후보자들의 온갖 부동산 투기 유형이 드러났다. 

결국 자진 사퇴한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는 3채의 주택을 보유, 시세차익이 약 23억 원이 될 것이라 했다. 또 후보자 지명 직전 꼼수 증여를 한 것도 드러났다. 지명을 철회한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도 아파트와 주택 등 집 4채를 갖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 조 후보자의 아내가 보유한 땅이 증여 된 직후 국도가 나면서 40억 원의 시세차익을 올렸다는 것도 밝혀졌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도 지역구 내 재개발 부동산 매매로 16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고 한다.

재물을 쌓을 때의 도 ‘상도(商道)’가 있듯이 권력을 가질 때의 도 ‘정도(政道)’가 있어야 한다. ‘힘 있는 자리에 있을 때 먹고 보자’식의 탐관오리가 발호하면 국난을 맞는다. 최인호의 소설 ‘상도’ 주인공 임상옥이 죽기 전 꿈꾼 ‘재상평여수 인중직사형(財上平如水 人中直似衡-재물은 평등하기가 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란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때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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