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강풍이 불면서 동해안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지난 2013년 3월 9일과 10일 이틀 동안 79ha의 산림피해와 110동의 시설물 피해를 입힌 대형 산불이 나는 등 해마다 크고 작은 산물이 나고 있는 포항에서 연이틀 산불이 발생해 지난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자칫 대형 산불이 나지 않을지 우려된다.

3일 오후 7시 53분께 포항시 남구 대송면 대각리 운제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다음날인 4일 오전 5시 30분에야 불길이 잡혔다. 한밤 진화작업 도중에 공무원 2명이 부상을 입는 등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운제산 주변 7개 마을 주민 100여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고, 3㏊의 산림이 불에 탔다. 운제산 불길이 잡힌 4일 오후 2시 33분께도 주택가와 인접한 포항시 두호동 철미산에서 불이나 주민과 등산객들에 대한 대피령이 내려지는 등 산불이 발생했다.

경북 동해안 등 영남 동해안과 강원 영동지역에는 건조 경보 속에 강풍 주의보까지 내려진 상태다. 기상청은 공기가 매우 건조한 상태에서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작은 불씨도 큰불이 될 수 있다면서 산불 등 대형 화재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포항 운제산 산불 하루 전인 지난 2일에는 해운대 운봉산에서 24시간 넘게 진화하지 못한 큰 산불이 발생했고, 4일 오전 11시 48분께 충남 아산시 송악면 설화산에서도 불이 나는 등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이어지고 있다.

식목일·청명(5일), 한식(6일)을 전후해서 나무 심기에 좋은 철이지만 건조한 날씨 속에 산불이 자주 발생해 큰 산림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영농철의 시작과 성묘, 식목활동이 겹치면서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기 때문에 산불 발생 위험도 높기 때문이다.

일부 공무원이나 산림 감시원 만이 아니라 전 국민이 산불 감시원이 돼야 한다. 무엇보다 산불을 막기 위해 철저히 안전 수칙을 잘 지켜야 할 것이다. 농민들은 산불을 일으키는 주범이 되고 있는 논 밭두렁 태우기를 삼가야 하고, 입산객들은 아예 불을 피우는 성냥이나 라이터를 소지하지 않아야 한다. 각 시군에서는 봄철 산불 감시인력을 총동원해 산불예방에 나서야 할 것이다. 산불은 자신은 물론 이웃의 안전을 위협하고, 소중한 산림을 한순간에 태워버리는 엄청난 재난을 초래한다. 나무를 심는 것도 좋지만 소중한 산림 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산불을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