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정법률상담소

가정폭력 가해자의 대부분은 남성이었지만 여성 가해자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낸 ‘2018년 가정폭력행위자 상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담소가 전국 법원 등지에서 상담위탁을 받은 가정폭력 행위자는 324명으로 이 중 256명(79%)이 남성이고 나머지 68명(21%)은 여성이었다.

여성 가해자의 비율은 2017년 19.9%(34명)보다 소폭 증가했다. 10년 전인 2008년 15.1%(8명)보다는 1.4배 가까이 늘어났다.

상담소 측은 “남성 행위자가 절대적으로 많은 가운데 여성 행위자가 증가하는 현상을 단순 수적 증가로 해석할 것은 아니다”며 “과거 폭력의 피해자였던 여성이 남편의 폭력을 참거나 묵인하는 등 소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맞대응하거나 반격하는 과정에서 공격적인 행동인 폭력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는 부부가 261명으로 80.6%를 차지했다.

다만, 10년 전 조사 때(98.1%)보다 가·피해자의 부부 관계는 줄어든 대신 2008년 조사 때는 한 건도 없던 남매 관계(1.5%·5명), 시어머니와 며느리 관계(0.9%·3명), 시아버지와 며느리 관계(0.6%·2명) 등 다양한 관계에서 폭력이 발생했다.

가정폭력 가·피해자가 부부인 경우 동거 기간을 살펴보면 10년 이상∼20년 미만인 경우가 24.9%(65명)로 가장 많았다.

가정폭력 가해자 연령대로는 50대(29.6%·96명)가 비율이 높았고, 40대(27.8%·90명), 30대(24.4%·79명)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폭력 유형은 남편에 의한 아내 폭력이 59.6%(193명)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고 자녀를 때리거나 자녀 폭력을 동반한 경우가 11.8%(38명), 자녀의 부모폭력 5.8%(15명) 등의 순이다.

폭력 수준은 가해자가 폭행 위협을 가하는 것에서부터 흉기로 실제 다치게 하는 경우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

피해자에게 물건을 집어 던지거나 때리겠다고 위협한 경우 등 경미한 폭력이 86.7%(281명)로 가장 많았다.

‘피해자를 사정없이 마구 때린 경우’(33.6%), ‘배우자를 조른 경우’(13.3%), ‘피해자를 흉기로 위협한 경우’(21.9%) 등 피해자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폭력도 적지 않았다. 이들 경우같이 극심한 폭력은 2008년 조사 때보다 많게는 15%p 가까이 늘어났다.

폭력 이유로는 가부장적 사고 등 성격 차이가 41.3%(263건), 부부간 불신(13.8%·88건), 가해자의 음주(11.8%·75건) 등으로 나타났다.

상담소 측은 “가정폭력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가 부부인 261명 중 98.9%는 상담 처분을 이행하는 과정에서부터 종료 시까지 폭력의 재발이 없었다”며 “양자가 관계를 회복해 화해하고 동거하는 경우도 54.8%로 가장 많았다”고 전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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