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는 신라 역사를 간직한 고적 도시이면서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1976년 1월 착공해서 87개월 만인 1983년 4월 가동에 들어간 ‘월성 1호기’가 있다. 월성원전은 캐나다 더글라스 포인트 원자력발전소가 제작한 캔두(CANDU)형 원자로를 채택한 발전소다. 중수를 감속재와 냉각재로 사용하는 중수로 원전이다. 월성 1호기는 설계 수명이 30년으로 운영기한이 2012년이었다. 원자력위원회가 지난 2015년 2월 10년의 수명연장을 결정해 운영 종료 시점이 2022년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에 따라 2018년 6월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가 조기 폐쇄를 결정해 해체를 앞두고 있다.

원자력발전소는 원자로에 사용하는 감속재에 따라 월성원전처럼 중수로인 것이 있고 다른 경수로, 흑연로 등 3가지로 나뉜다. 원자로는 우라늄연료가 핵분열을 일으키는 곳으로 핵분열 연쇄반응이 적절하게 일어나게 중성자의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 이 때 감속재를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 경수로, 중수로, 흑연로로 구분된다. 수돗물과 같은 경수와 그보다 더 무거운 물인 중수는 모두 수소와 산소로 이뤄져 있다. 두 물이 무게 차가 나는 것은 수소 때문이다. 중수는 수소 알갱이가 경수에 든 것보다 더 무겁다. 실제 무게를 재 보면 같은 부피의 중수는 경수보다 약 1.2배 정도 무겁다.

경수로에는 우라늄을 농축한 핵연료를 사용하지만, 중수로는 천연 우라늄을 그대로 쓴다. 경수로 우라늄은 순수한 ‘우라늄 235’의 함유율이 2~5% 정도의 저농축으로 핵 폭탄의 원료와 큰 차이가 있다. 천연 우라늄은 이보다 더 적은 약 0.7%의 ‘우라늄 235’가 들어 있다.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 중 고리, 영광, 울진 등은 경수로를 채택하고 있고, 월성원전만 중수로 원전이다.

정부가 원자력해체연구소를 구태여 쪼개 부산·울산에 경수로, 경주에 중수로연구소를 짓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한 곳에 모아야 효율적이라는데 마지못해 경주에 입막음용으로 떼준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모든 조건을 놓고 보면 경주가 해체연구소 입지로 적격인데 정치논리가 작용한 것이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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