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마약류 범죄가 언론에 떠들썩하게 거론되고 있는 유명인이나 재벌가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점이 더 심각하다. 우리 이웃에서도 마약 범죄가 횡행할 정도로 사회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경북과 대구에서도 마약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영화 ‘극한직업’ 속 마약 조직 두목의 말처럼 ‘누구나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보급형 뽕의 시대’가 현실이 된 듯 하다.
경북·대구 지방경찰청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 간 경찰이 적발한 마약사범은 경북 1715명, 대구 1588명이나 된다. 마약사범이 지난 5년 사이에 경북 35.7%, 대구 33.8%나 증가했다. 경찰 분석 결과 해가 갈수록 증가 폭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도 같은 추세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대마, 마약, 향정신성 의약품 등 마약류 범죄로 단속된 사범은 2013년 9764명에서 2018년 1만2613명으로 크게 늘었다.
더욱 놀랄 일은 마약이 판매자를 수소문 할 필요도 없이 인터넷 등을 통해 공공연히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딥웹, 다크웹 등에 접속해 증거를 남기지 않는 가상화폐로 쉽게 구매할 수가 있다는 보도다. 인터넷 마약범죄 모니터링 시스템에 적발된 불법 게시물과 사이트가 지난 2017년 7890건이나 됐다.
정준영, 승리가 포함된 단톡방에는 마약에 관한 은어까지 오고 간 것이 확인됐다. 거기에는 대마초를 뜻하는 은어인 ‘고기’와 엑스터시 합성마약을 가리키는 ‘캔디’라는 단어가 여러 차례 등장했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 마약 범죄가 만연하고 있지만 일부 유명 연예인이나 재벌가 자제들의 일탈 정도로 치부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마약의 위험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중독증상’이라는 추상적인 부작용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개인의 정신과 육체가 망가지고, 가족의 삶이 파탄 나고, 사회 범죄가 연쇄반응처럼 확산되는 마약범죄의 심각성을 간과하고 있다.
마약의 위험성에 대한 사회인식을 높이는 일이 시급하다. 또한 마약 구매 방법이나 해외 직구를 포함한 유통 루트 등을 파악, 마약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인터넷 거래를 막을 수 있는 마약 단속의 기술적인 혁신, 감시망과 관련한 조직 정비로 마약 유통을 차단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마약류 관리 기능도 개선 보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