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화학과 박문정 교수팀 개발

휴대용 플렉시블(flexible) 디스플레이나 태양 빛을 모아 발전하는 태양전지는 소자를 투명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연구팀이 얼음을 이용해 투명한 전극을 만들어 주목을 모으고 있다.

포스텍(포항공대, 총장 김도연) 화학과 박문정 교수·디판카(Dipankar) 박사·박사과정 김경욱 씨 팀은 얼음 표면 위에서 8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큰 면적의 2차원 전도성 고분자를 친환경적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는 세계적인 권위지인 ACS 나노지에 최근 게재됐다.

전도성 고분자 중 PEDOT:PSS는 디스플레이나 태양전지에 활용되며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는 물질이다. 하지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면적을 넓히거나 전도도를 높이는 반면 합성시간을 줄여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얼음표면에서 고분자를 합성하는 새로운 발상으로 이 과제를 해결했다.
얼음 위에서 합성한 투명한 전도성 고분자를 이용한 광전류, 수소 생산 특성 향상
먼저 고분자를 만드는데 필요한 단량체 중에서 수소 결합을 할 수 있는 단량체를 선택했다. 이 단량체를 얼음 표면에 떨어뜨리면, 밑에 있는 얼음과 단량체 사이에 수소 결합이 일어나며 자발적으로 정렬되며 결정성이 향상된다. 결정성이 높아지면 전도도도 높아지는데, 실험결과 28S(siemens)/cm라는 높은 전도도가 확인됐다. 이는 통상정인 스핀코팅(고속회전코팅)법에 의해 합성된 PEDOT:PSS에 비해 20배 이상 높은 값이며, 특히 추가 도핑이나 화학 처리 없이도, 매우 잘 정렬된 결정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얼음 위에서 전도성 고분자를 합성했기 때문에 얼음을 녹이는 간단한 방법으로 형판을 제거할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에 사용되던 층상 자기조립이나 그래핀 복합물을 이용하는 방식은 조립 후 사용한 형판을 제거하는 복잡한 공정이 필요했다.

또, 기존 방식은 치수의 한계가 존재해 넓은 면적의 박막을 합성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연구팀은 얼음 위에서 하는 합성 방법을 통해 30nm(나노미터) 두께에 약 10cm 직경의 매우 넓은 면적의 박막을 합성할 수 있었다.

특히 연구팀의 합성 방법을 활용하면 전도성 고분자를 8분 만에 합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계로부터도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박문정 교수는 “얼음 표면에서 합성한 이 합성법은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매우 높은 전도도와 투명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며 “이 기술이 발전한다면 미래 투명 전극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디바이스나 플렉시블 디바이스에 적용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중견연구, 선도연구센터 지원 사업, 미래소재 디스커버리사업, LG 연암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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