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측 끝까지 네거티브" 격앙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의 여의도 캠프 사무실은 경선투표일인 19일 대체로 차분하게 열전 30일의 선거전을 마무리하며 '최종성적표'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평일이나 주말에 관계없이 지지자들로 온종일 북적이던 사무실은 썰렁할 정도로 조용한 상태로, 공보팀과 조직팀의 일부 직원들만 출근해 투표소 상황을 파악하고 만일의 돌발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전 시장과 김덕룡 공동 경선대책위원장, 이재오 최고위원은 오전 일찍 투표를 마친 뒤 캠프 사무실에 출근, 경선기간 도와준 지인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감사인사를 하고 전당대회 이후 계획을 구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희태 공동 선대위원장은 자신의 지역구인 경남 남해.하동에서 '지역활동'을 벌였고, 대부분 의원들도 각자의 지역에서 표 단속에 나서 이날 캠프에서 자리를 지킨 현역 의원은 비례대표인 진수희 대변인이 거의 유일했다.

오후 들어서는 이 전 시장의 친형 이상득 국회부의장이 잠시 캠프 브리핑실에 들러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밝은 표정으로 "그동안 수고했다. 고맙다"는 격려를 하고 돌아갔다.

일찍부터 출근한 일부 캠프 직원들도 서로에게 "그동안 수고했다"는 인사를 건네는 등 비교적 여유를 보였으며, 경선 이후 일정과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등 사실상 승리를 기정사실화하기도 했다.

또 당초 중부지방에 비가 올 것이란 일기예보가 빗나간데다 실제로 투표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좋은 징조"라는 아전인수격 해석도 내놨다.

그러나 부산, 인천, 울산 등에서 잇따라 휴대전화를 이용한 투표용지 촬영 사건이 발생하고 이와 관련해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 캠프 홍사덕 선대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 전 시장 캠프도 반박논평을 내는 등 '전투모드'에 돌입, 한때 부산을 떨기도 했다.

특히 사건 당사자들을 놓고 박 전 대표측에서 "이명박 후보의 지지자"라고 주장한 데 대해 이 전 시장측은 "패배가 사실상 확정되자 경선불복을 위한 수순을 밟는 것"이라고 되받아치며 부산에서 '적발'된 강모씨의 반박 진술서, 인천 남동을 당원협의회 보도자료까지 공개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이와 관련, 장광근 대변인은 '이명박 측근 이성권 의원 지역(부산진) 기표내용 불법촬영 검찰에 고발조치'라는 자신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박 전 대표측에서 이처럼 막판까지 네거티브로 선거판을 흐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밖에 캠프측은 인터넷을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시간마다 발표하는 투표율 추이를 지켜보며 지역조직책을 중심으로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불러들이기 위한 마지막 노력을 기울이는 등 막판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캠프 핵심관계자는 "이제 남은 것은 어느 정도 격차로 승리하느냐의 문제"라며 "당초 오늘은 경선일을 맞아 국민과 당원에게 감사하는 논평만 내고 조용히 결과를 기다리려 했으나 상대측에서 끝까지 비방과 음모로 일관해 어쩔 수 없이 대응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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