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은 은정플라워 대표 1999년 시작…지역 '압화'·'프리저브드 플라워' 분야 선도

이동은씨 작품

"계절마다 피어나는 수백 가지 꽃이 모두 제 작품의 재료가 됩니다."

포항지역에 '압화(프레스 플라워)'와 '프리저브드(Preserved) 플라워' 분야의 전문가로 불리는 이동은 은정플라워 대표(52).

1999년 개인전을 시작으로 전시와 강의, 축제 참여 등으로 꾸준히 활동하면서 지역에 생소하기만 했던 압화의 아름다움을 알리는데 앞장서 왔다.

압화는 흔히 들판이나 산에서 발견되는 야생화의 꽃과 잎, 줄기 등을 물리적 방법이나 약품처리를 통해 인공적인 기술로 누르고 건조시킨 후 회화적인 느낌을 강조해 구성한 것을 말한다. 꽃뿐만 아니라 식물의 잎과 줄기, 야채, 버섯, 과일, 해초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자연풍경과 회화, 인물 등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지난해 포항국제불빛축제 때 큰 관심을 가져주셨던 '연오랑 세오녀' 작품은 말린 담뱃잎의 색감을 이용해서 연오랑과 세오녀의 형상을 만든 거에요. 졸업작품전에 선보였던 여인의 머리는 옥수수수염 색깔 그대로 웨이브만 줘서 만든 거죠."

압화의 장점은 실생활에서도 널리 쓰일 수 있다는 것. 목걸이와 핸드폰줄, 브로치 등의 액세서리부터 액자용 그림, 전등갓, 식탁, 문갑 등 장식품과 가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활용품에 활용이 가능하다.

그도 처음부터 압화에 뛰어든 것은 아니었다. 스무 살 무렵 입문한 꽃꽂이를 시작으로 대학원에서 플라워 디자인을 전공하는 등 일반적인(?) 길을 걸어왔다고. 그러나 90년대에 들어와서 일본과 네덜란드 등에서 압화를 접하고부터 압화의 매력에 빠져들게 됐다.

"꽃꽂이를 하고 나서 금방 시들어 버리는 꽃이 아까웠어요. 압화는 4~5년에서 10년까지 보존할 수 있거든요. 살아있는 꽃을 작품으로 남길 수 있다는 데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2000년부터는 포항시 여성문화회관과 선린대 등에서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1999년 불우이웃돕기를 위해 열었던 회원전에서 전시를 보러 온 여성문화회관장의 눈에 띄여 처음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처음엔 알려지지도 않은 분야에 수강생이 모일까 염려했지만, 지금은 강의만으로도 바쁘게 움직일 만큼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특히 주부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최근에는 기존에 운영하던 은정플라워 앞에 수업공간과 창작공간을 겸한 '이동은 아트'를 새롭게 오픈, 더욱 활발할 활동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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