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녕 전 대구시장

조해녕 전 대구시장

한때 대구에서 기관단체장을 역임했거나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지역의 지도층인사 대부분이 은퇴후에는 고향을 버리고 서울 등지로 떠나는 현실에서 퇴직 이후에도 고향을 지키며 대구발전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조해녕 전 대구시장

67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흰 머리를 휘날리며 대구세계육상대회 조직위원장, 노블리스봉사회 회장,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등 다양한 분야의 수장을 맡으며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조해녕 회장. 지금도 그의 이름뒤에는 장관, 시장, 회장, 위원장 등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다양하다.

지난 4월13일 육상대회 마스코트 살비 전국순회로드쇼 행사로 서울을 방문한 조해녕 대구육상대회 조직위원장.

풍부한 경험과 폭 넓은 인맥, 여기에 노련미까지 갖추고 있으면서도 겸손한 자세로 순수함이 돋보이며 늘 도전적이고 의욕이 넘치는 그는 오늘날 지역 젊은이들의 자화상이다.

2번의 장관과 대구시장을 역임했고 오는 8월 27일부터 개최되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장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을 맡아 남은 열정을 불사르며 지역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조해녕 전 시장을 만나 앞으로의 행보와 철학에 대해 들어봤다.

-효자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대구를 떠나지 않고 지역 발전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이유는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거창하지 않다. 나이가 들면 고향에 사는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 아닌가! 나 이외에도 달성군에 계시는 문희갑 전 시장도 고향(문중)을 지키며 후배들을 위한 특강과 봉사활동을 열심히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나역시 12대 종손으로 부모님을 모셔야하고 산소도 돌봐야 한다. 지난 2008년 어머님이 돌아가신 후 현재 아버님과 한 아파트 아래·위층에 함께 살고 있다. 가끔 시간이나면 아버님과 함께 상대온천에 목욕도 하러 가고 평소 지인들과 술자리·운동 등도 함께하며 분위기메이커 역활을 하고 있다. 공직을 퇴직한 후 조용한 시민으로 살고 싶었는데 육상대회가 유치되면서 김범일 시장의 요청에 의해 육상대회 조직위원장직을 맡게 됐다. 이번 대회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한다. 대회가 종료되면 무거운 짐을 훌훌 털어버리고 봉사활동에만 전념하겠다."

-봉사활동은 언제부터

"지난 1998년 한국자원봉사포럼(대표)과 새마을사랑모임(공동대표)을 맡으면서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로하고 함께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진지한 고민을 해왔다. 하지만 바쁜 공직생활로 실질적인 봉사활동을 하지 못하다가 대구시장 재직시절인 지난 2005년 초대회장이었던 신일희 계명대 총장과 노블리스봉사회를 출범시켰다.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나누고 더불어 살아가는 인정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130여명의 기업인·변호사·의사·약사·전문기업인 등이 실질적인 봉사체험을 하자는 취지로 모인 봉사단체다. 이들과 함께 매년 4~5번 불우시설을 방문해 무료급식과 청소, 얘기 상대가 되주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역의 소외된 분들이나 단체를 찾아 따뜻한 온정을 나누고 싶다. 봉사를 하려면 무엇보다 건강이 중요하다. 내 건강유지 비결은 '건강에 신경을 안쓴다'는 것이다. 된장과 김치, 밥 위주로 식사를 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생활하고 있다."

-지난 4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에 취임하게 된 동기와 운영계획

"최근 임기 3년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구시지회 제9대 회장에 취임하게 된 동기는 지난해 10월 부적절한 언론의 지적때문에 모금회가 사실 이상으로 부도덕한 조직으로 인식됐다. 이런 모금회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추락한 상황에서 운영에 어려움이 있기에 지역원로로서 마지막 봉사의 기회라는 약간의 사명감으로 수락을 결심했다. 앞으로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신뢰를 회복하고 모금 활성화와 배분의 공평성을 확보해 필요한 곳에 적절한 도움의 손길이 갈 수 있는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 구축에 주력하겠다.

운영계획은 조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부자와 전문가, 일반시민, 배분현장 등 9명으로 구성된 시민감시위원회를 활성화하고 모금액을 배분하는 배분분과위원회도 외부 인사를 대거 참여시켜 투명성을 높이겠다. 조만간 개인기부 활성화를 위해 1천만원 이상 개인기부자를 회원으로 하는 '나눔리더스클럽'을 발족할 계획이며 대구 사랑의열매 봉사단을 모집해 연말연시가 아닌 연중 다양한 분야의 시민들이 기부도 하고 나눔실천도 할 수 있는 봉사계획도 수립하겠다."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준비와 성공개최 여부

"이번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대구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장. 세계화·지방화 시대에서 도시의 브랜드는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세계 3대 스포츠 중 하나인 육상대회가 치러지고 나면 내년쯤엔 지역기업인들이 외국에서 상담할때 대구를 다 알기 때문에 상담이 수월해 질 것이다. 그만큼 도시의 브랜드네임이 중요하다.

대구라는 구체적인 브랜드 가치는 이번대회를 통해 전세계에 인상이 심어진다.

지금까지는 무대를 잘 만들고 있지만 연기자를 통해 대회의 성패가 갈린다. 연기자는 바로 관중이다. 모든 대회는 관중과 선수들의 호흡이 중요한만큼 시민들의 실질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육상대회가 다가올수록 걱정이 많아지고 초조하다. 하지만 대회의 성공을 그 누구보다 자신한다.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대구육상대회의 현재 입장권 판매는 73%를 넘어서고 있다. 앞서 열렸던 베를린과 오사카는 같은 기간 입장권 판매가 20~30%에 그쳤다.

그만큼 입장권의 100% 판매는 문제될 것이 없겠지만 판매보다 중요한 것은 관중석을 가득 메울수 있는 시민들의 직접 참여가 중요하다.

오는 2018년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되면서 대구육상선수권대회의 시너지효과가 크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의 젊은이들과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공부에 치중해 고생을 많이 한다. 물론 공부도 중요하지만 운동·음악·문학도 즐기며 인터넷·TV에서 해방됐으면 좋겠다. 기존 교육제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인교육 분위기가 형성돼 젊은이들이 좀더 여유를 갖고 즐겁게 생활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오는 8월 27일부터 9월 4일까지 9일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대구세계육상대회는전 세계 212개국에서 선수·임원 3천500여명과 취재진 2천500명이 참가하는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로 연인원 80억명 이상이 TV를 통해 시청하고 '대구'가 TV에 1천번 이상 노출돼 광고효과만 50억 달러의 가치가 있다. 여기에 생산유발 효과가 5조 5천876억원, 고용유발 6만2천841명, 부가가치 유발이 2조 3천406억원 등 엄청난 경제적 파급효과 있다.

대구가 아시아의 육상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전 세계에 '대구'도시브랜드를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반드시 경기장을 찾아 관중석을 가득 채워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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