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민(해병대 상병)

입대하고 군생활을 한지 어느덧 16개월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누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터닝포인트가 언제였냐고 물어본다면 저는 서슴없이 바로 '지금 이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최근 몇 개월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입대 전 노는것만 좋아하고 규율에따라 행동하고 구속되는건 싫어하던 저였기 때문에 당연히 군생활은 좋을수가 없었습니다. 훈련단 때는 몇백명이나 되는 동기들과의 단체 생활이었기 때문에 나 하나 잘한다고 칭찬받는것도 아니고 나 하나 못한다고 나만 혼나면 되는일이 아니라 많이 짜증이 쌓이고 스트레스도 받았었습니다. 실무생활 역시 과업에 대한 스트레스, 간부와의 스트레스, 선·후임과의 스트레스로 인해 자유롭게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던 저는 혼자만 씩씩 거리고 저도 모르는 사이 비관적인 사람이 되어있었습니다.

입대전에는 언제나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아왔다고 자신할 수 있는 저였기에 어느 순간 정신차린 뒤 돌이켜본 내가 참 속상하고 한심하였습니다.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다고 생각하였지만 정작 삶을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마음가짐이 변해버린 것입니다. 그 당시 저를 생각해봐도 제 생활태도가 얼마나 마니 바뀌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말이 줄어들고 예전에 웃던만큼 웃지도 않고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나 싶을 정도로 참으로 안타깝기만 합니다. 한참 그렇게 생활할 때 연대에서 추진한 일이 바로 '감사노트를 생활화 하기'입니다. 처음감사노트를 받았을 때 피식하고 웃어버렸습니다. 감사할 일도 별로 없는데 이런건 적어서 뭐하고 적을 내용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쓰라고 시간을 줄 때만 대충 끄적끄적 있는내용 없는내용 생각해내면서 시간 때우기 식, 공백 때우기 식으로 임했었습니다. 그 당시 저에겐 감사노트를 쓰는 것 자체가 내가 쉴 시간을 뺏고 귀찮게만 느껴지는 또 하나의 스트레스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 자신이 좀 밝아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그런지 말로 어떻게 설명할 순 없지만 분명이 뭔가 바뀐게 느껴졌습니다. 웃는 횟수가 전처럼 늘어나고 어떤 일이 생겼을 때 그에 대한 생각도 조금씩 긍정적으로 바뀌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설마 감사노트 때문일까 라고 반신반의 했지만 '에이 아니겠지'라고 '그냥 요즘 컨디션이 좋은 것일거야'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점차 감사노트를 쓸 때 쓸 내용도 많이 생각나게 되어 쓰는 시간도 줄어들었습니다. 덩달아 매일매일 쓰는 버릇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짜증낼만한 일도 그냥 웃어넘기게 되고, 모든 일에도 화를 낼만한 꼬투리를 잡기보다 거기서 감사할만한 점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선·후임 사이에서도 그 사람의 단점이 보이던 내가 그 사람의 장점이 보이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장난으로 끄적거리던 그 감사노트로 인해 어느순간 내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매사에 감사할 수 있도록 바뀐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하루하루 귀찮게 느껴졌던 그 5~10분이 내 삶이 질을 다시 바꿔놓은 귀중한 시간이었던 것입니다. 지금은 스트레스 양도 줄고 지금이 순간도 '행복'한 순간이라고 느껴집니다. 스트레스를 아예 안 받는 것은 아니지만 그 스트레스 마저 기분좋게 해소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되어있습니다.

군생활에 한참 염증을 느낄 때 나를 위해 만들어진 약처럼 짠 하고 등장해 준 '감사노트'. 더 크게 감사하는 삶을 가르쳐준 '감사나눔운동' 정말정말 고맙고 덕분에 이제 얼마남지 않은 군생활을 보람차고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감사나눔 운동을 계속 할 것이고 주위사람에게도 권하여 주위사람들 모두가 행복해 할 수 있도록 노력 할 것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해병대를 위해 더 멋진 해병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며, 더불어 나에게 큰 깨달음을 준 감사노트 다시 한번 정말 감사합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으신 분도 아직 감사나눔을 망설이시거나 하지 않고 계시다면 저를 믿고 속는셈 치고 시작해보십시오. 하루가 짧아지고 행복하시게 될 것입니다. 언제나 감사하며 살겠습니다. 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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