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은 안행부 연수원 교수

철강소비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철강산업의 글로벌 환경변화와 대응전략'에 따르면, 세계 철강소비의 45%를 차지하는 중국의 경기부진으로 철강소비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철강 공급능력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이는 세계 각국이 고용확대와 지역별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투자를 적극 추진한 것이 주요인으로 지적된다.

이러한 요인 외에도 철강업체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설비의 대형화, 대규모화, 합리화를 추진해 온 것도 요인이다. 세계 철강공급의 과잉은 심각한 수준이다. OECD의 자료에 의하면 2012년 11월 현재 과잉생산 규모가 5억톤을 넘어서고 있다. 이는 전체 철강생산능력의 약4분의 1이 과잉이라는 의미이다.

또 원료시장의 불안정도 지속되고 있다. 철광석은 메이저 3사가 세계 해상 물동량의 70% 수준을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격을 주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시장구조 하에서 철광석 가격에 의해 철강업체의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욱이 환경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기후변화협약에 의한 온실가스 규제가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전망치(BAU) 대비 30% 절감하는 목표를 정하고 구체적인 규제 방법으로 목표관리제와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하였다.

특히 철강 대체소재의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예를 들면 자동차 에너지 절감 및 연비효율 개선 압력으로 차량의 경량화가 핵심 방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자동차 중량이 10%감소하면 연비는 4.5%~8.0% 절감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제 철강경기 부진이 미치는 영향을 검토해 보자. 세계경제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극심한 초과공급 상태에서 철강산업 구조가 오히려 조정되기를 바라고 있던 터이다. 하지만 우리의 산업과 경제에는 적지 않은 부담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 포항의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이 더 걱정이다. 가까운 울산지역과는 비교가 안된다. 울산의 경우 조선산업이 어려워지더라도 자동차 산업이 남아있다. 하지만 과거 40년간 포항경제를 견인하고 지탱해 온 것은 철강산업이 유일한 존재였다. 따라서 철강산업의 둔화는 직간접적으로 지역경제에 큰 어려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1차적으로 협력사와 부품사들이 고통을 당할 것 것이다. 그러면 일자리가 줄어들고 결국 지역의 인구가 줄어들게 된다. 그리고 기존에 닦아 놓은 기반시설은 오히려 부담스런 존재가 되고 만다.

현 상태에서 철강산업의 개선전략은 세 가지 밖에 없다. 첫째 가격 경쟁력을 갖거나. 둘째 품질경쟁력을 갖거나. 셋째, 내수를 확보하는 방법뿐이다. 하지만 가격에서 중국을 능가하고, 품질에서 일본을 능가하기가 녹록치 않을 것이다. 더욱이 현대제철 등 대량 수요처들이 자신의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수를 확대하기는 더 어려워 질 것이다.

철강산업을 대신할 수 있는 대체산업을 모색하고 신성장동력을 고민해야할 때다. 철강산업의 경기문제가 포스코 직원들만의 것이 아니다. 시민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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