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수 성장센터 키네스 대표

봄철 교육현장 소식은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아들을 입학시킨 한 어머니가 찾아왔다. 위로 두 딸을 키웠고 늦둥이를 둔 어머니다. 나이들어 아이를 키우니 힘이 많이 들지만 초등 입학은 설레는 듯한 표정이었다.

잘 적응하도록 과제물을 직접 챙기고 친구관계도 좋게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참으로 어이없는, 놀라운이야기를 했다.

입학 한 달 남짓 일곱 살백이에게 받아쓰기와 영어 일기쓰기를 시켜 큰 걱정이란 것이다. 보고 쓰기도 아닌 영어 쓰기는 말도 안돼 걱정말고 학교측에 의견을 말하고 그냥 있으면 아이가 무너진다고 조언했다.

그런데 학교를 찾은 어머니가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고 무리라고 하자 교장은 선생님의 과욕같다면서도 과학고나 서울대를 가려면 지금부터 이렇게 준비해야 한다면서, 아이가 그렇게 되길 바라지 않느냐는 투로 말해 오히려말도 제대로 못하고 돌아왔다고 했다. 괜히 찾아갔다 망신만 당했다고 볼멘 소리를 하며 아이가 혹 불이익을 당하지나 않을까 염려했다.

이 말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금 왜, 왕따와 자살, 학교 폭력이 발생하는 지를 깨닫게 됐다. 인간성 말살교육을 시정요구해도 현장전문가는 잘못의 인정보다 상대의 욕심을 이끌어내 밝은 눈을 가렸다. 교육현장의 크고 작은 문제의 근본원인이 여기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도 흔히 위정자나 교육제도의 문제, 아이들이 그런 것이라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닌가? 교실환경은 부모세대와 비교해 매우 편리해졌다. 하지만 아이들의 마음은 오히려 메말라 멘붕이 일어나는 것은 왜 일까?

과거 세대는 형제가 함께 가정에서 서로 부대끼며 배우는 사회화가 있었다. 그런데 요즘 핵가족은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는 기회가 없어진 탓도 있다.

외동이 늘어나 스스로 느껴야 할 그 자리에 선행과 과외가 자리잡았다. 그 결과 도처에서 무절제와 욕심이 부딪치는 집단 상승작용으로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교육현장 조차 이를 부채질하며 눈가리고 있다.

그래서 도처마다 욕심들이 서로 부딪쳐 깨지는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지난 60년간의 객관식교육으로 고정관념의 피해까지 쌓여 손가락에 장을 지진다는 옹색한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세상은 변하는데 객관식 고정관념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다양한 해결방법을 찾는 주관식교육을 않으면 선진일류국가를 위한 진정한 창의성은 생겨날 수 없다. 4지선다만 객관식이 아니다.

사람은 존엄하다는 답을 정해놓고 사람은 소중하다고 한 답은 틀렸다는 객관식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욕심만 쫓는 인간을 만드는 교육이 오히려 인간으로 누릴 수 있는 삶의 여유와 작은 행복마저 무너지게 하고 선진 일류국가로의 발전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것이다.

부모세대는 객관식으로 집단적인 지식통합과 보편성, 모방의 대량생산체제로 나름 성공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모방보다 창의성을 발휘해야 선진일류국가로 발전한다. 그래서 모방과 복제보다 창의성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교육현장은 부모 욕심을 자극해 당신들이 원해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하니 큰 문제다. 철지난 객관식 줄도 모자라 알량한 지식으로 부모 욕심을 자극해 잘잘못을 가리려 하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이런 현상이 우리 의식 전반에 쌓여 도처에서 집단퇴행으로 사회문제를 야기한다. 그런데도 지도자들은 그 원인을 찾아 고치기보다 영달만을 생각하고 임시방편만 내세우니 서글프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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