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쌀 한근에 3.50원
무당 생산량이 1700근을 웃도니
임대를 주는 사람도 호호 웃을만 하고
임대를 맡는 사람도 하하 웃을만 한
벼농사가 썩 잘 되는 땅
산이 없기에 나무가 없어
집집마다 쇠그물로 울바자를 막고
풀자원이 없기에
소 돼지를 사양하지 않는다
겨울에는 벼짚과 석탄을 때고
해가 창문 높이 걸려야
아침 상이 게으르게 차려진다
오전 10시쯤 되어서야
'밥 먹었어… 우리 집에 와 볼래…'
전화벨이 울리며 새날이 깨어난다
풍요롭고 살기 좋은 곳이
인간을 녹슬게 만드는 것일까
<감상> 만주땅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는 흑룡강성, 오상(五常)은 하얼빈 주변도시이다. 광활한 만주땅에서 살아가는 조선민족의 습성과 풍정이 낯익게 떠오른다. 또한 만주땅 벼농사는 조선민족이 처음 입쌀이라 하여 경작해 성공한 주식이다. (서지월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