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호 포항시장 인터뷰

포항운하 건설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박승호 포항시장.

동빈내항은 포항시 남구의 송도·해도동과 북구 죽도동에 걸쳐져 있다. 바닷물이 순환하지 못하고 갇혀 있는 바람에 악취가 진동하는 사실상 죽은 바다나 다름없었다. 최근 포항에서는 이런 동빈내항의 무거운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를 말끔히 걷어내고 형산강의 물줄기를 다시 잇는 '포항운하' 건설사업이 한창이다.

포항운하 건설사업은 줄곧 포스코로 대변되는 철강도시로 불려온 포항시가 획기적인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핵심 프로젝트다. 포항운하는 과거의 잃어버린 역사와 문화를 복원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혁신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현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창조경제와도 맥을 같이한다고 주장하는 박승호 포항시장을 만나 포항운하 건설사업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포항운하 건설 조감도.

△수십 년 동안 막혔던 물길을 뚫는 포항운하 건설사업이 한창인데, 어떤 사업인가?

- 포항운하는 국내 최대의 전통 어시장인 죽도시장에 인접한 동빈내항과 포항시민의 젓줄인 형산강의 수로를 되살려서 '생명의 물길' 잇는 사업으로 총사업비 1천600억원의 도심재생·환경재생 프로젝트다. 해도동 형산강 입구에서부터 송도교에 이르는 1.3Km구간에 폭 20m의 운하를 건설하고, 수변공원을 비롯한 친수공간 조성과 함께 비즈니스호텔과 테마파크와 같은 각종 레포츠 시설이 들어서는 사업으로 포항이 전국 최고의 해양환경도시로 도약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한마디로 포항운하는 개발 논리에 묻혀 잊고 있었던 동빈내항의 역사와 자연을 되살리는 사업이다. 동빈내항의 무거운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를 걷어버리는 일은 단순히 복원의 의미를 넘어서 근대화와 산업화 과정에서 잊고 있었던 소중한 우리의 환경을 보듬고 가꾸는 아름다운 대역사다.

△포항운하가 포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경제적으로는 어떤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가?

- 포항운하의 수변유원지는 6만2천467㎡의 공원용지와 3만3천988㎡의 시설용지를 합해서 총 9만6천455㎡에 달한다. 이 가운데 3만3천988㎡(약 1만평)은 상업시설로 개발될 예정이다. 여기에 보트선착장과 저층형 수변상가가 문을 열 예정이며, 송도해변에는 객실 1천실 규모의 최고급 호텔과 비즈니스호텔이 건설될 예정이다. 결론적으로 포항운하 건설사업의 핵심은 관광에 있다. 우리 포항이 철강산업도시에서 관광도시로 변화하는데 포항운하가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포항운하의 개통에 따른 마스터플랜을 보면, 연간 2천만 명의 관광객이 포항을 찾아오고 그로인해 1조원의 경제효과를 올리게 된다. 바야흐로 지역 내 총생산을 일컫는 GRDP가 3만5천달러를 넘는 시대를 맞게 된다. 아울러 포항운하 시대가 열리면 인구가 늘어나고, 유망기업이 속속 유치될 것이다. 새로운 포항시대가 열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제2의 영일만기적'이 이뤄지는 것이다.

△지난해 포항을 세계적인 미항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포항운하를 통한 세계적인 미항, 기대해도 좋은가?

- 포항운하가 열리면 지난 40여 년간 동빈내항에 갇혀 썩고 있는 생활폐수가 사라지고, 푸른 물이 넘실거리게 된다. 포항운하 주변은 호텔과 수상카페, 수변공원과 같은 문화생태공간으로 변모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유람선 운항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포항운하에서 형산강에 이르는 6.6km 구간에 20t급 크루즈 2척과 나룻배 18척을 띄울 계획이다. 포항운하를 끼고 있는 낙후지역도 수변도시로 바뀌게 된다. 포항운하 건설로 이제 포항은 호주 시드니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이탈리아 나폴리에 이어 세계 4대 미항으로 손꼽힐 만큼 아름다운 관광포항의 꿈을 이룰 것이다. 당장 8월이면 형산강 물관리센터에는 포항과 동빈내항의 역사, 형산강과 항구풍경들을 전시하고, 공사 막바지의 포항운하의 웅장한 모습을 관광객들에게선보이게 될 것이다.

△포항운하가 열리면 인근의 송도도 그 영향을 받게 되는데, 송도해수욕장이 옛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까?

- 한마디로 그렇다. 송도해수욕장은 포스코가 문을 열기 전인 1980년대까지만 해도 명사십리 청정백사장을 자랑했던 전국 최고의 해수욕장이었다. 매년 전국에서 10만명이 넘는 인파가 찾던 관광명소였다. 하지만 포스코가 들어서면서 백사장이 유실되고, 청정해역이 오염되면서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고, 결국 지난 2007년에는 해수욕장 문을 닫았다. 우선 바닷물에 유실되고 생활하수와 공단 폐수로 오염돼 문을 닫은 송도해수욕장의 백사장을 살릴 계획이다. 송도해수욕장을 살리는 연안정비사업은 포항지방해양항만청을 시행청으로 오는 7월 착공할 예정이다. 이 사업이 완성되면 송도 백사장의 은빛 모래의 옛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다. 송도가 살아나면 해수욕장의 기능을 회복하게 되는 것은 물론 지역상권도 되살아나는 도심재생 효과를 거두게 된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포항이 철강도시로만 기억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래서 포항만의 도시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민선4기 취임 초부터 '테라노바(Terra Nova·새로운 기회의 땅)'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도시디자인의 좋은 사례로 꼽히는 중앙상가 실개천을 비롯해 해도동주민센터와 해도공원, 동빈부두 정비, 북부해수욕장 테마거리, 구룡포 근대역사문화거리 등 수 많은 성과를 올렸다.

뿐만 아니라 포항운하 건설을 포함한 T9프로젝트(포항운하 건설, 해양공원조성, 동빈부두정비, 포항운하 주변지역 재정비 촉진사업, 송도백사장 복구, 포항구항 재개발, 타워브릿지 건설, 해양신도시건설, 영일만대교 건설)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된다면 포항은 새로운 도약을 맞을 것이다. 무엇보다 포항운하 건설은 현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창조경제의 모범답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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