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운 문경시선거관리위원회 지도홍보주임

가정의 달 5월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그리고 성년의 날에 이어 부부의 날 등 여러 기념일이 들어있다.

그 중 5월 10일은 '유권자의 날'로 지난 해 처음 정부에서 국가기념일로 제정했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유권자의 날' 제정을 국민과 함께 기념하기 위하여 열린 음악회를 비롯하여 대학생 토론대회, 마라톤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럼 왜 허구하게 많은 날들 중 5월 10일을 '유권자의 날'로 지정했을까? 아마 그 제정 경위에 대해 궁금해 하실 분이 많이 있을 것 같다. 그 추진 배경은 여러가지 논란끝에 다음 두 가지로 압축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우리나라에서 선거의 기본인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라는 민주적인 선거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하여 치러진 1948년 5월 10일 국회의원 총선거를 기념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고, 둘째, 5·10 총선거에 따라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로 제헌의회가 구성되었고, 제헌의회에서는 대한민국 헌법을 제정하고 제정된 헌법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를 탄생시킨 헌정사적 의미가 있다. 물론 국민 대다수가 아닌 일부 여론층에서는 5·10 총선거가 북한까지 포괄한 선거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여사적으로 불행한 선거가 아니냐는 반론을 제기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5·10 총선거를 통해 서구 민주국가에 못지 않는 현대적 의미의 선거 원칙과 주권재민의 원리를 전 국민들에게 각인시켰다는 관점에서 그 역사적 가치를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 현재 도입돼 시행중인 선거제도에 대해서는 영국이나 프랑스 또는 미국 등 민주주의 역사가 오래된 서구 열강국가들과 비교해도 거의 뒤지지 않을 정도로 좋은 뛰어난 법과 잘 정비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해마다 후발 민주주의 국가의 선거 관계자들은 우리나라 선거제도를 배우거나 벤처마킹을 위해 선거연수원을 방문, 연수를 받고 있다. 또한, 일부 국가에서는 우리나라의 선거법, 정당법 등을 거의 고치지 않고 그대로 받아 들이려는 노력도 시도하고 있다고 하니 그야 말로 이제 '선거한류'라는 말은 음악이나 드라마에 비교해도 과히 틀린 말은 아닐 것같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법과 제도적인 측면에서 볼 때 우리나라가 이처럼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민주주의의 달성이라는 측면으로 볼 때는 아직까지 보완해야 할 부분들이 많이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중 일부 지역 정치인의 경우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생각으로 유권자의 눈치를 보기 보다는 소속 정당이나 당대표 등의 눈치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병폐를 없애고 단절시키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의 절대적인 힘이 필요하다.

앞으로 도래할 각종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특정 정당이나 지연, 학연 등에 얽매이지 말고 후보자의 소신이나 정책 등을 보고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를 바란다. 그러면 어느 순간 우리 국민들 곁에는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인들만 남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제도와 현실이 일치하는 민주주의 사회가 이땅에 반드시 실현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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