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된 기종 5배 웃돈…반대하는 조종·정비사 선정위 제외

9일 추락한 기종과 같은 산림청 소속의 S-64E 헬기 모습.

9일 안동 임하댐에 추락한 산림청 소속 헬기는 미국 ERICKSON사가 제조한 S64E 초대형 다목적 헬기로 2001년부터 최근까지 모두 4대가 도입됐다.

이번에 추락한 헬기는 지난 2007년 도입했으며, 최대 이륙중량이 1만9천051kg, 순항시간도 2시간 30분, 탑승인원 최대 5명, 물 탑재량이 8천ℓ, 살포 면적은 폭 10m, 길이 300m로 1회 살포로 0.3㏊ 산불 진화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추락한 S64E 도입 과정에 각종 잡음이 일기도 했다.

공식 도입을 앞둔 지난 2000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한나라당 소속 권오을(안동)의원은 산림청이 162억원을 들여 도입 추진 중인 초대형 헬기 S-64(헬리탱커)는 이미 생산이 중단된 기종인 데도 실제가격보다 5배가 넘는다고 지적했었다.

특히 산림청이 기종선정위원회에서 초대형 헬기 도입에 반대한 조종사와 정비사들을 위원회에서 배제시키는 등 S-64 헬기를 무리하게 선정한 의혹이 짙다는 지적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 기종을 구입하기 위해 조직된 기종선정위원회가 대부분 산림청 공무원이었고, 전문가 대부분이 이미 도입된 산림헬기(KA32T)가 S-64 보다 우수하다고 주장했음에도 이를 묵살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많은 논란이 일었다.

권의원은 당시 이 기종의 국내판매를 맡은 항공회사가 건설회사에서 항공회사로 전업한 뒤 항공기 판매실적이 전무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매 배경을 놓고 각공 의혹을 제기했지만 당시 신순우 산림청장이 구입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아 결국 이 기종을 사들이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처럼 도입 당시부터 의혹이 제기돼 왔던 헬기추락사고가 발생하면서 다시한번 도입 배경에 대한 논란이 제기될 전망이다.

이와는 별개로 이날 사고 직후 구조요청까지 약 1시간 가량 소요된 점과 사고 발생원인에 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산림청은 사고 헬기가 오전 9시 38분께 교신이 끊어졌으나 119 구조요청은 이보다 1시간가량 뒤인 오전 10시 35분께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고헬기에 탔다가 구사일생으로 구조된 황영용씨(41)는 경찰에서 "임하댐 상공 5∼10m에서 헬기 물탱크 청소를 하던 중 갑자기 추락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져 사고 발생 원인에 대해 다양한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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