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사고가 났는데도

 기분이 안 나쁘고,

 견적이 많이 나왔는데도

 기분이 안 나쁘고, 제자가

 곡(曲)을 안 써와도 기분이

 안 나쁘고, 수업시간에

 떠들어도 기분이 안 나쁘고,

 잠을 못자도 상쾌하고,

 소화가 안 되는데도

 머리가 아픈데도 기분은 좋고.

 이런 현상 뭐죠?

 테드 이후에 내가 미쳤나 봐요

 밥을 안 먹어도 배고프지 않고,

 제자에게 소리를 치면서도

 웃고 있고, 내 고양이가 오줌을

 싸도 이쁘고 내 마음이 가득 차고

 모두가 행복해 보이고

 아름다와 보인다

<감상> 복잡한 도시적 삶속에서 살아가는 보기드문 자화상을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필자가 어느날 찾아온 스님께 부처는 마음 안에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을 때 그렇다고 했듯이, 모든 것이 마음안의 작용인 것이리라. 마음먹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인간이 지향하는 삶의 근원적인 세계가 아닌가 싶다. (서지월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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