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주민 여러 명 억류 중…남한 당국 팽개쳐" 주장

북한은 5일 탈북 청소년 9명이 최근 라오스에서 북한으로 송환된 사건에 대해 남한이 먼저 '유인납치'행위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북한이 탈북 청소년 문제에 대해 공식 언급을 내놓은 것은 이들이 지난달 28일 북송된 이후 8일 만이다.

북한의 조선적십자회는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최근 우리의 나이 어린 청소년을 유인납치해 남조선으로 집단적으로 끌어가려다 발각된 반인륜적 만행 사건이 드러났다"며 남한 당국에 대해 "범죄행위에 대해 사죄하고 주모자들을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탈북 청소년들의 남한행을 추진한 사람을 '종교의 탈을 쓴 인신매매 거간꾼'이라며 "(이들이) 수십 명의 우리 청소년을 유괴납치해 비밀 은신처에 가둬놓고 온갖 악행을 감행했다"면서 성경과 찬송가를 외우게 하고 이를 못하면 몽둥이로 구타해 온몸에 멍이 들고 정신적 압박으로 말투까지 이질화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송환된 청소년들은) 지금 안정을 되찾고 있으며 이제 국가적 보살핌 속에 자기의 희망과 미래를 마음껏 꽃피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변인은 남한이 이번 사건을 '인권유린' '강제북송'이라며 북한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 "도적이 매를 드는 격"이라고 반박했다.

또 수잰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가 "미 국무부와 긴밀하게 공조한 사실을 실토했다"며 이번 사건의 '공범자'이자 '배후 조종자'로 미국을 지목했다.

이어 조선적십자회는 "지금 우리 공화국에는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 입국했다가 단속된 남조선 주민들이 여러 명이나 있다"며 "우리는 이미 보도도 하고 남조선 당국에 알려도 주면서 빨리 데려가도록 했지만 몇 년이 지나도록 괴뢰 패당은 그들을 팽개쳐 놔두고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중앙통신은 2010년 2월 "최근 해당 기관에서 우리 공화국에 불법 입국한 남조선 주민 4명을 단속해 해당 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들 주민의 신원과 입북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