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수필가

한 도시의 성장사에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사라지면서 이야기 거리와 흔적을 남긴다.

신흥공업도시로 성공한 포항에도 수많은 인물들이 부침했고 우리는 그들의 공과 실패를 이야기한다.

포항제철 신화가 이곳에서 이루어지면서 많은 이들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명멸하곤 했지만 영원히 잊혀질 수 없는 거목같은 박태준 전. 국무총리가 있다.

지금은 고인이 되어 동작동 국립묘지에서 영면하고 계시지만 그는 우리시대 우상이고 한국 근대사에 길이 기억되어야 할 경제 신화의 주인공이 된다.

당대에 세계인들로부터 철강왕이란 칭호를 만들어 낸 국보같은 존재였다. 그는 기적이 무엇인가를 몸소 앞장서 보여주었으며 경제한국의 설계자의 한사람이다.

나라를 반석위에 올리고자 진두지휘했던 통치권자의 특명을 오차없이 완수했으며, 그의 카리스마는 전설같은 일화들을 남겨 놓았다.

그와 시절을 함께했는 사람들은 저마다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고 조용히 황혼을 맞이 하고 있다.

한때 비겁한 정치적 야합을 거부해 권력자로부터 박해를 받고 망명자같은 유배시절에도 진정한 그의 측근들은 함께 아파하고 재기시절에는 함께 환희하기도 했다.

그도 인간인지라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도 있어 배신감에 가슴 아파하기도 했다.

우수한 인재들을 주변에 두었던 그는 행복한 사람이 되고 참 주변인들은 몸조심으로 주군에게 누를 끼칠세라 경계에 소홀히 할 수가 없을만큼 그는 위엄이 있는 존경을 받았다.

당시 조국 근대화의 영웅 박정희 대통령의 절대신임에 절대충성으로 보은한 박태준 전. 총리는 시대부름에 부응한 국가부흥의 동업자일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박정희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얼마후면 그의 신화가 드라마가 되어 우리앞에 다시 온다고 한다. 도움산 공원안에 옛 청와대를 축소한 셋트장도 완성되어 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그의 순수한 국가관과 민족혼이다. 군살을 부치고 덧칠을 한 만들어진 우상은 원치 않는다. 작은 과오도 여과없이 투영된다해도 그의 성공담을 훼손되지 않았을 것이다.

행여 그를 팔아 개인영달을 구하고 이익을 생각하는 이가 없길 바란다. 당대에 발복한 그의 눈물겨운 일생이 그려져 후손들에게 귀감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람은 가도 흔적은 남는 법 모범적 신화를 누군가에 의해 다시 만나고 싶다 작금에 그의 혼이 배인 포스코가 문어발식 계열기업 확장으로 경영의 흔들림이 있다는 소문이라 안타깝다.

송충이는 솔잎만 먹어야 살아난다. 정치외압에 의해 영양가없는 기업을 사들였다면 과감히 정리하여 기업의 근간을 튼튼히 해주었으면 한다.

오늘따라 강한외풍을 차단했던 그의 카리스마를 만나고 싶다.

도시의 건강은 기업의 성공과 함수관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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