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부터 주택가 덮쳐 주민 혐오감·불안 호소

안동지역 주택가에 정체 모를 회색 나방이 떼지어 출몰해 주민들이 밤낮 창문조차 열지 못하는 등 무더위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몸길이 3㎝ 안팎의 암갈색 나방은 연일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돌기 시작한 이달초부터 출현해 안동시 옥동을 비롯한 도심지에 그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나타나 괴기스런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낮에는 주로 그늘 쪽에 조용히 앉아있지만 해가 지고 어스름이 낄 무렵부터는 불빛 어린 주택 창문이나 처마밑, 하천 교각 부위에 떼지어 달라 붙거나 죽은 채 도로를 검게 뒤덮기도 해 주민들이 느끼는 혐오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때문에 안동시보건소에는 지난 4일부터 옥동을 중심으로 도심지 여기저기서 나방 퇴치와 방역을 요구하는 주민 전화가 하루 4~5건씩 걸려오고 있지만 그 정체나 인체에 대한 직접 피해 등은 출현 수일이 지난 지금까지 명확하게 밝혀진게 없어 주민들사이에는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방역에 나선 안동시보건소 직원들은 때이른 더위에다 약제살포 등 정확한 퇴치 방법을 파악 못한 상태여서 방역에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이다. 안동시 옥동 주민 이모씨는 "작년 여름만 해도 이런 나방은 인근에서 본 적이 없는데 시커먼 색에 큰 것은 손가락 두마디도 넘는 나방들이 4~5일전부터 수 천마리씩 나타나 혐오스럽고 징그럽다"며 "요즘 워낙 정체 모를 해충들이 나타난다는 얘기에 혹시나 나쁜 병을 옮기는게 아닐까 걱정스럽다"고 불안을 호소했다.

안동시보건소 건강관리과 김재곤 주무관은 "지난 4일부터 민원이 쇄도해 확인 결과 점박이밤나방으로 추정된다"며 "이상고온으로 급격히 번성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출몰지를 중심으로 매일 방역을 하고 있으며 인체에는 큰 해가 없는 나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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