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호기자의 울릉도·독도이야기(6)

괭이갈매기 어미가 갓 부화한 새끼를 보호하며 경계하고 있다.

울릉도 독도를 찾을때 가장 먼저 반기는 녀석이 있다. 괭이 갈매기다.

천연기념물 제336호의 격조높은 이 녀석은 우는 소리가 마치 고양이 울음 소리처럼 들려 괭이 갈매기가 부른다.

먼 항해 길에 돌아 오는 어민들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괭이 갈매기는 독도천연보호구역에 서식한다.

여기에는 슴새, 바다제비 및 각종 철새들의 번식지로 새들의 낙원이다.

괭이갈매기는 주로 한국, 일본, 중국 북동부 지역, 사할린섬, 쿠릴열도, 연해주 등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는 독도와 함께 충남 태안군의 난도(卵島), 경남 통영시의 홍도(鴻島) 등이 집단 번식지로 지정, 보호받고 있다.

괭이갈매기가 갓 부화된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독도 방문객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며 선회하고 있다.

4~6월 울릉도를 비롯한 독도, 죽도, 관음도 등 섬 전역에서 찾을수 있는 괭이 갈매기는 이 무렵 신경이 굉장히 날카로워 있다.

번식기가 시작된 괭이 갈매기는 방문객들에게 어김없이 배설물을 뿌리며 경계의 목소리를 더 한층 높인다.

하지만 오전부터 밀어닥치는 방문객이 모두 떠나면 독도전역은 괭이갈매기의 놀이터로, 사냥터로 변한다.

괭이갈매기는 무인도 등지 풀밭이나 바위틈사이에서 한번 산란에 4-5개의 알을 낳는다.

깨어난 새끼는 잿빛 빛깔을 띠며, 부모의 도움으로 나는 법을 익힌후 9월 말경에 번식지를 떠나 바다 생활을 시작한다.

괭이갈매기가 도선이나 유람선을 따라다니며 울릉도 관광객이 주는 새우깡 등을 받아 먹고 있다.

어미와 새끼는 대부분 음성신호로 교감하며 생후 3일 이후면 새끼는 자신의 어미목소리를 알아듣는다.

괭이 갈매기의 비행거리는 상당히 멀다. 겨울철 먹이가 없으면 독도에서 87.4Km를 날아 울릉도로 이동해 겨울을 보낸다.

초봄이 되면 괭이갈매기 사이에서는 집단 난투극이 벌어진다. 인적이 드문 바위 틈 등 부화장소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투가 끝나면 무리를 지어 서열 순서대로 자리를 확보하는 등 질서를 되찾는다. 이 시기에 유독 상처 입은 갈매기가 많이 보이는 이유가 바로 전투 때문이다.

전투에서 패배한 갈매기들은 상처를 입고 버티다 천적들에게 공격을 당하거나 굶어 죽어 자연 도태된다.

울릉도 저동에는 오징어를 손질하고 난뒤 파생되는 먹잇감을 먹기 위해 괭이갈매기들이 분주한 날개짓을 한다.

학자들은 괭이갈매기가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며, 한번 짝을 맺으면 평생을 함께 살고 집단을 이루어 번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행동이 잘 발달되어 있다고 말한다.

조류들에게 천적이 거의 없는 독도는 철새의 중간 기착지와 집단 번식지로서 뛰어난 서식환경을 갖추고 있다.

울릉도에서도 봄철 꽁치철이나 여름~겨울 오징어 철 괭이 갈매기가 벌이는 진풍경을 볼수 있다.

관광객들이 손에 음식을 들고 팔을 길게 올리면 괭이 갈매기가 쏜살 같이 날아 들어 먹거리를 낚아 챈다.

특히 갈매기들은 울릉도 유람선이나 죽도 도선 등 출항하는 선박 뒤를 하루 종일 따라 붙으며 관광객들이 내미는 생우깡 등 먹이를 받아 먹는 모습은 마치 재주를 부리듯하다.

산란처의 괭이갈매기는 독도를 찾은 관광객에게 고양이 울음소리와 배설물 세례로 경계를 한다.
관광객이 떠난 독도는 괭이갈매기의 놀리터, 사냥터, 안식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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