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현대미술가 쿠사마 야요이 개인전…16일부터 대구미술관

THE MOMENT OF REGENERATION.

일본 현대미술가 쿠사마 야요이(84·사진)의 대규모 개인전이 16일부터 오는 11월 3일까지 대구미술관에서 열린다.

개관 2주년을 맞은 대구미술관이 동시대 미술의 동향을 소개하기 위해 기획한 이번 전시는 쿠사마의 10여년만의 한국 개인전이다. 이번 대구전시에 이어 오는 2015년까지 상하이, 타이베이, 뉴델리, 마카오 등지를 순회할 예정이다.

전시는 'A Dream I Dreamed'를 타이틀로 신작 30여점을 포함해 대표작 117점을 어미홀과 1·3·4·5 전시실 등지에서 소개한다.

일본 현대미술가 쿠사마 야요이

쿠사마는 정신병 환자, 동양인, 여성이라는 편견을 이겨내고 일본을 넘어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오른 아티스트. 전쟁, 엄격한 어머니의 학대, 아버지의 방탕, 가정의 파탄 등을 겪으며 암울했던 어린 시절 환청과 정신분열 증상 속에 나타난 환영을 스케치북에 옮기기 시작했다.

스스로 무의식적인 예술치료를 통해 마음의 안식을 얻은 그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예술가의 경지로까지 끌어올렸다.

그는 "예술가가 되고자 한 것은 아니었다. 벽면을 타고 끊임없이 증식해가는 하얀 좁쌀 같은 것들을 벽에서 끄집어내어 스케치북에 옮겨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쿠사마는 일본, 미국 등지에서 활동하며 회화를 비롯해 조각, 설치, 퍼포먼스에까지 작업영역을 넓혔을 뿐 아니라 소설, 시집, 영화에도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이번 기획전은 현실 너머의 무한세계와 영원한 삶을 꿈꾸는 작가가 물방울무늬, 거울, 풍선, 전구 등을 소재로 한 설치작품, 조각을 비롯해 관람객 참여를 유도해 작업개념을 체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작업 등 그의 대표작을 보여준다.

또한 고대벽화에서 나올 법한 원시적이고 본능적인 이미지들을 혼합한 듯한 최신작 '마이 이터널 소울' 시리즈 30여점도 만날 수 있다.

대구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최초의 미술관 전시로 기획했다"며 "물방울무늬 회화, 일명 '땡땡이 그림(polka dot)'으로 유명한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을 통해 현대미술은 '이해하기 어려운 미술'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쉽고 즐길 수 있는 예술임을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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