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이하 학운협)가 장기간 집단 초등학생 등교거부 사태와 시위 현장 동원으로 이어지고 있는 포항시립승마공원 건립사업에 대해 포항시와 주민들의 이성적 대화를 주문했다. 학운협은 지난달 28일 "포항시는 즉각 양덕동 주민과 대화에 나서라"고 했다. 원만하고 신속한 민원해결도 당부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에게 "승마장 건립에 대한 주민의 마음은 백번 이해하지만 현명한 지역주민들이 어린아이들을 시위 현장에 보낸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등교거부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어린 학생들의 학습권을 어른들이 빼앗는 행위를 중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학운협은 이후에도 등교거부가 이어지면 포항시 전체 학부모, 교원을 모두 적으로 돌리는 꼴이 될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러한 학운협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1일에도 양덕초등학교의 등교학생 수가 559명으로 결석학생수 1천18명(65%)에 비하면 35%에 지나지 않았다. 양덕초등학교는 지난달 25일부터 등교거부 사태가 빚어져 25일(화요일) 1천29명(65%), 26일(수요일) 1천177명(75%), 27일(목요일) 1천113명(70%), 28일(금요일) 1천84명(69%)이 결석했다. 포항양덕초등학교의 등교거부 사태가 학운협과 시민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5일째 이어지고 있어서 장기화 할 전망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지속되고 있다.

공사 잠정 중단을 선언한 박승호 포항시장이 지난달 28일 토론회에 참석해 승마장 건립 취지를 설명한 데 이어 건립반대 주민 시위 현장을 찾아가 대화하며 해결점을 모색했다. 그러나 포항시와 반대 주민의 이견이 워낙 커서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반대 주민은 승마장의 전면 폐쇄를 주장하고 있는데 비해 시는 주민 설득에 나서고 있다. 또한 포항시가 승마장을 국민체육시설로 친환경적으로 건립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주민들은 혐오시설이며 악취와 환경오염의 주범이 될 것이라며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승마장에 대한 양측 견해차가 크지만 시가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적극 대화를 모색하고, 문제의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주민공청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진솔하게 주민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주민들도 마음을 열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 이제 더이상 학생들의 등교거부가 장기화 되지 않게 해야 한다. 하루 빨리 학생들이 정겨운 교우들과 함께 공부하고 뛰어놀 수 있게 포항시와 주민은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대화와 타협은 민주주의 사회의 가장 합리적인 의사결정 방식이다. 여러 번 만나서 서로의 주장에 대해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특히 학운협의 지적처럼 "어른들의 싸움에 아이들을 희생해서 자녀의 미래에 무엇을 기대하겠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시와 양덕승마장 반대 주민은 깊이 고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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