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샤오핑(鄧小平)은 당태종의 외교 전략인 '칼날의 빛을 감추고 적당한 때를 기다린다'는 도광양회(韜光養晦)를 내세워 중국을 일약 국제무대의 중심으로 끌어 올렸다. 덩샤오핑은 소위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으로 대변되는 개혁개방 정책을 펴 혁명적 경제 업적을 이룬다. 1978년 12월 최고지도자가 된 그는 경제, 정치체제의 개혁과 대외개방으로 중국적 사회주의 현대화라는 큰 업적을 남긴다. 1981년 GDP가 5.2% 성장하고, 1982년 9.1%, 1983년 10.9%가 성장하는 등 급성장세를 보인다. 1984년에는 GDP성장률이 무려 15.2%를 기록한다. 이 때문에 등샤오핑은 지금도 중국 국민들에게 오랜 가난의 굴레를 벗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지도자로 추앙되고 있다.

중국은 장쩌민(江澤民)의 집권기를 거치면서 도광양회의 축적기를 보내고, 후진타오의 4세대 지도부가 '평화롭게 대국으로 우뚝 선다'는 평화굴기(平和堀起)의 전략을 내세운다. 중국은 이제 국제사회에서 제 목소리를 내겠다는 선언이었다. 평화굴기는 다시 국제관계에서 적극적인 참여와 개입으로 중국의 몫을 챙기면서 국익을 확대하는 '개입하고 행동해서 소기의 목적을 이룬다'는 유소작위(有所作爲) 전략으로 발전한다. 이 때부터 고구려사 왜곡의 '동북공정'과 탈북자 북송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후진타오는 '유소작위'에서 한 걸은 더 나아가 '국방의 강화와 경제성장은 상호의존 촉진의 관계이기 때문에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부국강병 전략으로 발전한다.

이러한 대를 이은 원대한 국가 전략을 착착 실행한 중국은 이제 국제사회에서 'G2'의 위치에까지 왔다. 지난해 12월 15일 출범한 5세대 시진핑(習近平) 지도부는 통치기간 2022년까지 중국 경제를 두 배로 늘린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중국을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으로 만들겠다는 결의가 담겨 있다. 이는 시진핑의 중국이 내세우는 '대국굴기(大國堀起)'의 완성을 의미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으로 밀월의 한중관계가 열린 듯 하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등 역학관계 속에 우리의 독자적인 정치력을 발휘하는 것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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