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 불안 청년세대 소외의식 담아내

양유연作 '얼굴'

갤러리 분도 한켠에 한 아이가 가는 손가락으로 자기 얼굴을 가리고 있다. 양유연 한국화가의 작품 '숨바꼭질'이다.

갤러리 분도는 '청년작가 프로모션'으로 양유연(29) 한국화가를 선정하고, 27일까지 초대전을 열고 있다. 회화, 드로잉 등 그동안 호평을 받아 온 대표작을 비롯해 신작들이 전시 중이다.

서울에서 태어나서 성신여대 동양화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한 양 작가는 한국 미술계가 주목하는 신인이다.

학생시절부터 갤러리 현대가 꼽은 이른바 '떠오르는 블루칩' 작가로 화제를 몰고 온 바 있다.

최근 미술평론가 겸 전시 기획자 박영택 경기대 교수의 저서 '얼굴이 말하다'의 표지와 첫 장을 양 작가의 작품으로 장식할 정도다.

작품 '숨바꼭질'은 양 작가의 미술 세계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자신을 부정하거나 숨기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자기를 지우는 방법으로 그림그리기인 셈이다.

상처받은 여성성을 치유하거나 고발하는 여성해방론의 입장에서 양 작가의 그림을 해석할 수도 있다. 그리고 경쟁사회에서 장래가 불안한 청년세대의 소외의식을 작품에서 읽을 수도 있다.

양 작가는 스스로의 작업을 소개하면서 "그림이 본인의 역사적 인식"이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 새겨진 몇 가지 기억을 여러 인물들에 비춰 그림으로 담아내는 것. 초현실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불편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작품에는 훼손된 신체나 상처, 낡은 건물들이 표현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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