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립연극단, 연극 '트랜스십이야' 성료… 단원들 가능성 확인

지난 7일 포항시립연극단의 연극 '트랜스십이야'가 막을 내렸다.

지난 7일 포항시립연극단의 연극 '트랜스십이야'가 막을 내렸다.

셰익스피어의 '십이야(十二夜)'를 원작으로한 이번 작품은 오동식(41) 객원연출가가 2002년 '셰익스피어 러브 페스티벌'에서 호평을 받은 만큼 탄탄한 작품성에 새로운 각색·연출로 재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구상주의 늪에 빠졌던 단원들의 한층 성장한 연기력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원캐스팅으로 진행된 무대는 난파된 배로 헤어진 쌍둥이 남매와 사랑을 위해 여장을 하는 남자(봐이크) 이야기를 코믹하고 발랄하게 그렸다. 짝사랑을 찾아 헤매는 감초들의 연기도 신나는 음악과 경쾌한 분위기 속에 이어졌다.

단원들은 각기 맡은 배역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며 개성있는 연기 색깔을 표출했다.

한층 성장한 연기력과 잘 짜여진 몸짓도 나쁘지 않았고, 감정이입과 대사 발음도 좋아졌다.

첫 도전인 노래와 안무도 꽤나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새로운 변모를 선보였다.

가수 진주의 '니가 떠나도' 등 대중가요를 부르는가 하면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마치 뮤지컬의 한 면모를 보는 듯 재미있고 흥겨운 무대를 만들어 냈다. 이 중 바니걸 역의 최현아 씨는 도드라졌다. 제 옷을 입은 캐릭터에 가창력과 코믹한 연기력으로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마리스 역의 김순남 씨와 앤시아 역의 김미라 씨는 훌륭한 가창력은 아니였지만 이야기 흐름상 감정을 잘 전달하며 코믹하고 과장된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지난 '세자매'부터 단원들을 조련한 오 연출자는 "익숙한 가요를 선택함으로서 셰익스피어 당시 유행가를 연극 시작과 중간에 불렀던 것을 그대로 차용했다"며 "탁월한 가창력보다는 극의 흐름과 배역의 감성을 잘 나타내고자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오랫동안 선보여 왔던 정극을 넘어 단원들의 발전가능성과 새로운 변모를 기대할 수 있는 자리였다.

실력있는 연출에 배우들의 열정으로 만들어낸 무대는 '관객들과의 소통'이라는 성과를 냈다. 무대 위 배우와 관객은 끈끈한 관계를 맺었다.

가만히 앉아서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100여분간 관객들에게 리듬박수를 요구하는 등 관객 참여형 연극을 지향하며 소통을 꾀했다. 함께 호흡하고 어우러지는 연극의 진수를 보여줬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연출 및 연기력의 성장속도에 따르지 못하는 홍보다. 10회 공연에 실관객수 756명.

단체관객 동원없이 이뤄낸 성과로는 나쁘지 않지만, 포항시립연극단의 두터운 실망감을 안고 있는 시민이나 연극을 보지 않는 시대를 어떻게 공연장으로 끌어들일까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올해는 배우들의 실력과 더불어 관객에게 인정과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시기가 되길 기대한다. 그것이 지역 문화의 질을 한 단계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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